제주 추자섬 생활 공간으로 뻗는 대나무 "더 이상 안돼"
입력 : 2022. 03. 07(월) 15:27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추자면 작년 4월 말 기준 조사 81필지 6만8822㎡ 분포
농지·주택 경계 울타리 등 확산… 2억 투입 제거 시범사업
"대나무 토양 유실 방지 역할 등 고려 신중한 접근" 주문도
추자섬에 번식하고 있는 대나무. 지난해 4월 말 기준 추자도의 대나무 분포 면적이 총 6만8822㎡로 조사됐다. 사진=추자면 제공
생활 공간 주변에 퍼져 자라는 대나무로 고심 중인 추자도가 예산을 투입해 대대적인 제거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추자면은 7일 "대나무가 농지, 주택 경계 울타리 등에 무분별하게 번식되어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사전 수요 조사를 거쳐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제거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추자면에 따르면 제주도 부속도서인 추자섬의 밭, 임야, 대지에 20㎡ 이상 분포한 대나무는 2021년 4월 말 기준 81필지 6만8822㎡에 달한다. 지목별로는 밭 6만1167㎡, 대지 5198㎡, 임야 2457㎡에 이른다. 마을별론 묵리 2만2006㎡, 신양2리 1만9437㎡, 신양1리 1만3532㎡, 예초리 8831㎡, 영흥리 2771㎡, 대서리 2241㎡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나무가 섬 전역에 왕성하게 번식하면서 농경지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나무가 분포한 지목 대다수가 밭이어서 지역민들이 느끼는 체감도가 한층 높은 실정이다.

추자면은 지난해 5월 말 공유지, 사유지를 구분해 제거 작업 과정에 필요한 소유자를 파악했다. 또한 제거 작업 시 33㎡(10평)당 50만원 기준으로 총 1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가장 많이 번식된 지역을 시범마을로 정해 연도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세웠다.

사진=추자면 제공
우선 첫해 사업비로 2억원을 확보한 추자면은 실시설계 용역을 실시한 뒤 소유자와 협의를 거치며 올해 본격적인 제거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상 사업 면적은 1만3764㎡ 규모다. 추자면 측은 "대나무 제거로 쾌적한 생활 환경을 조성하고 유휴 농경지를 활용하게 되면서 채소 자급률을 높이고 지역민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나무 분포 면적 축소 또는 완전 제거 여부를 놓고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식물생태 전공자인 송관필 박사는 "1년에 1m 이상 지하로 뻗어나가는 대나무 밑에는 아무 것도 자라지 않아서 종다양성이 줄어들게 된다"면서도 "최근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있는 때에 대나무 지하 줄기가 토양 유실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변 경사면 등을 고려해 제거 작업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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