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수의 건강&생활] 여름철 불청객, 수면 중 쥐남 증상과 하지정맥류
입력 : 2026. 06. 10(수) 03:00
이길수 hl@ihalla.com
[한라일보] 드디어 제주도의 여름이 왔다. 일교차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육지보다 습한 탓에 불쾌지수는 더 높을 수 있다고 한다. 도민 여러분의 건강에 이상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일반적으로 혈관질환은 계절적 영향을 꽤 받는다. 더운 날씨에 동맥 혈관은 이완하기 때문에 오히려 여름철 유병률은 낮다. 반면 겨울의 추운 날씨에는 말초동맥이 수축해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 가정에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특히 연로한 분들이 있다면 겨울철을 조심해야 한다. 반면 정맥은 더운 여름철 낮은 기압과 정맥의 이완으로 정맥정체 현상이 두드러져 정맥부전 증상이 심해진다. 대표적으로 다리의 무거움과 수면 중 쥐 나는 증상이 있다.

사람은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정맥순환은 발바닥에서 심장까지 긴 혈관을 타고 올라가야 한다. 정맥순환은 대표적으로 호흡과 종아리 근육 운동에 의해 유지된다. 호흡은 흉곽을 음압으로 만들어 정맥혈을 심장 쪽으로 유도하고, 종아리 근육은 다리의 심장 펌프처럼 작용해 정맥순환을 돕는다. 또한 정맥판막은 위로 올라온 혈액이 다시 떨어지지 않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정맥류는 판막이 고장 난 질병 상태로, 정맥 내에서 혈류가 거꾸로 흐르는 정맥역류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가벼운 운동은 종아리 수축을 늘려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판막은 한 번 고장 나면 스스로 재생되거나 수리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벽의 염증과 약화를 초래하고 혈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노폐물이 축적된다. 이 때문에 정맥류 환자들은 오후가 될수록 다리가 붓거나 쉽게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낮에는 걷거나 움직이기 때문에 역류가 덜하지만, 잠을 잘 때는 누워 이완된 상태로 있기 때문에 노폐물 정체가 길어지고 이로 인해 근육경련이 발생한다. 이를 흔히 수면 중 '쥐가 난다'고 표현한다. 수면 중 쥐 나는 증상은 수면 건강을 악화시키고 통증도 심한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잠에서 반복적으로 깨게 돼 만성적인 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수면 중 쥐 나는 현상이 정맥류 때문만은 아니다. 노화로 인한 근육 약화나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 부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반복적인 쥐남 증상으로 고생한다면 혈관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맥류가 미미한 경우 순환개선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맥역류가 주요 혈관에까지 발생했다면 레이저, 고주파, 생체접착제 등 혈관 내 시술을 통해 비교적 수월하게 교정된다. 요즘은 심한 하지정맥류라도 20~30분 정도의 시술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수술까지 받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전문의와 상담하기를 권한다.

무더운 한여름 제주도에서 정맥순환을 잘 지켜 평안한 밤을 보내기 바란다. <이길수 제주수흉부외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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