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혁의 건강&생활] 치매환자와 대화하기
입력 : 2023. 02. 01(수) 00:00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한라일보] 치매환자는 병의 경과 중 의사 소통 능력의 저하가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인 대화에서는 두 사람 모두 똑같은 에너지가 소모가 되지만, 치매환자의 대화는 그 균형이 깨지고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치매가 심해질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해진다.

의사 소통은 언어적 소통과 비언어적 소통으로 나눌 수 있고, 언어적 소통은 다음의 6단계로 분류한다. 1) 말하고자 하는 단어의 이미지 및 개념 떠오르기, 2) 이미지 및 개념에 맞는 적절한 단어 찾기, 3) 발음하기, 4) 상대방이 말한 단어 제대로 듣기, 5) 단어 이해하기, 6) 단어의 이미지 떠오르기이다. 치매 환자는 말을 할 때와 들을 때 모든 단계에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치매환자와 대화할 때 어떤 단계의 저하가 뚜렷한 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언어적 소통은 억양, 자세, 몸짓, 동작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람에 대한 첫 인상은 말의 내용이 7%, 말의 방식이 38%, 나머지 55%는 외모와 자세가 결정을 한다. 그래서 치매 환자와 마음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비 언어적인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치매 환자와 효율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 다음의 상황들을 유의해야 한다. 첫째, 대화는 간단명료해야 한다. 한 가지를 얘기한 후 잠시 기다려서 치매환자가 이해했음을 확인한 후에 다음 얘기로 넘어가야 한다. 둘째, 편안하고 조용하며 차분한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치매환자들은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사소통을 더 잘할 수 있고, 표현을 위해 애쓰는 환자에게 재촉은 오히려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어 대화를 방해한다. 셋째, 시선이나 표정, 행동 등의 비언어적 표현이 중요하다. 대화를 할 때는 치매환자의 눈을 마주보며 환자의 말에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여 관심을 보이거나,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좋다. 넷째, 환자의 청력을 확인해야 한다. 노년에서 청력 저하가 매우 흔하다. 환자의 청력저하를 이해력 저하로 오해할 수 있다. 노인은 높은 톤보다 낮은 톤이 훨씬 알아듣기 쉬우므로 목소리의 톤은 낮추어서 또박또박 정확하고 크게 말하고, 필요시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다섯째, 환자의 마음이 상처받지 않게 배려가 필요하다. 치매환자가 적절한 단어를 찾기 어려워하는 경우 직접 그 단어를 말해 주는 편이 더 좋고, 치매환자가 틀린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불필요하게 잘못을 지적해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 치매환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에는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하거나 비언어적으로 표현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치매환자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상황이다. 치매환자와 올바르고 효율적인 대화법을 익히는 것은 치매환자를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치매환자의 품위와 자존감을 높이는 첫 걸음이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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