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보장법 시행 1년.. "지정 교사 부담만 늘었다"
입력 : 2023. 09. 22(금) 16:03수정 : 2023. 09. 24(일) 19:56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제주도교육청·김한규 국회의원 22일 평가 토론회 개최
"'담당교사' 아닌 '전문교사'로 운영해야" 개선 목소리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김한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은 22일국립제주박물관에서 '기초학력 보장법 시행 1년 평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강다혜기자
[한라일보] 코로나19로 인해 학력 저하와 학력 격차가 확대되면서 '기초학력보장법'이 제정되고 올해 시행 첫 해를 거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련 법 시행 이후 담당 교사의 업무 부담을 늘리는 데에만 기여했다는 평가부터, 실질적으로 학생의 기초학력 향상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들이 줄잇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김한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은 22일 국립제주박물관에서 '기초학력 보장법 시행 1년 평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기초학력 보장법은 학생들의 기초학력 평가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제정됐다. 지난해 3월 법이 시행된 이후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이 발표되며 올해부터 처음으로 시행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역시 올해 본청에 기초학력지원센터를, 교육지원청에 학습종합클리닉을 설치했다.

기초학력 보장법 시행에 따라 단위학교에서 달라진 점은 크게 3가지다. 우선 도내 초·중·고등학교에 '학습지원 담당교원'이 지정됐다. 또 각 학교에선 기초학습지원을 제공받을 대상 학생을 선정했고, 학습지원대상학생지원협의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그밖에 초등학교 위주로 운영되던 기초학력 관련 사업들이 중·고등학교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선 별다른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련렵 법이 시행되며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교사 지정과 학생 선정, 협의회 운영 등이 의무화됐지만 지정된 교사의 업무 부담이 가중됐으며, 학부모 미동의 등의 사유로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됐다.

고현민 도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사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기초학력 보장법 시행으로 단위학교과 교육청에서의 달라진 점과 함께, 제도적 보완이 요구되는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고 장학사는 관련 법 시행 뒤 도교육청에서 기초학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고 장학사는 우선 '학습지원 담당교원'으로 지정된 각급 학교 교원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고 장학사는 "과중된 업무가 담당자 한 명의 일로 끝난다면 쏟아지는 정책과 사업, 그리고 업무처리 위주의 일을 할 수 밖에 없으며 발전적인 방향 모색이 어렵다"며 "학습지원 담당교원 한 명을 지정하고 기초학력 업무 전체를 일임할 것이 아니라 단위학교 내 교사 공동체를 통해 학생 자료 공유, 협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초학습을 지원받을 대상 학생을 선정하는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현재 법에 따라 매 학년도의 시작일부터 2개월 내에 학습지원 대상학생을 선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에대해 고 장학사는 " 3월 기초학력 진단, 4월 학습지원대상학생 선정, 이후 학습지원대상학생 맞춤형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영역별 심층검사 실시 및 대상학생 선정 등을 하다 보면 실질적으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은 6월부터 시작하게 된다"며 1학기를 거의 진단으로 보내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그는 "해당 학년도 교육과정이 마무리되는 12월에 기초학력 진단검사 혹은 최종 향상도검사를 반영해 새학년도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한 후 학년말 1~2월 동안 집중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제안해 본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현승호 (사)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역시 "기초학력보장법은 제정됐지만 지난 1년 학교 현장에서 실효성은 별로 없었다. 실제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학습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못하다는 현장 교사들의 지적이 많다"며 "기초학력 진단평가는 법 제정 이전부터 이미 해왔던 일이고, (관련 법 시행으로) 단순히 학교의 의무적인 행정 하나 늘어났을 뿐이라는 말도 들려온다"고 주장했다.

현 대표는 또 "대상학생이나 학부모가 (기초학습) 프로그램 참여를 거부하면 억지로 시킬 수 없다"며 "해당 학교도 대상 학생의 80% 정도가 여기에서 자진 탈락했다. 중고등학교는 자진탈락률이 유독 높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초등학교에서는 기초학력 보장법이 시행되고 나서 외부 강사를 활용해서 학습지원을 실시하는 곳이 많다. 이를 통해 도움을 받는 학생도 많다"며 "그러나 이 역시 강사의 질에 따라 학습의 질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학생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 학생의 상황에 따라 정해진 프로그램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 대표는 "기초학력 문제에 대한 아무런 관심도 없던 교사에게 어느 날 갑자기 업무가 맡겨지면 그때부터 기초학력 관련 행정 처리에만 급급하게 된다"며. "학습지원 '담당교원'이 아니라 '전문교원'으로 수정하고, 전문교원들이 사례를 지속해서 나눌 수 있는 전문적 학습 공동체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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