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보호 더는 미룰수없다] (15)심각한 바다, 지역사회의 대응
입력 : 2023. 11. 20(월) 00:00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기후변화로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회복 역량 키워야
남획·오염·해안개발·외래종 등으로 피해 입는 제주 바다
“사람들의 부주의·무관심·생태계서비스 이해 부족 때문”
현존하는 문제 해결에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라일보] 그제 아침에 한 동료가 급히 날 불렀다. 이끌려 가서 본 TV 장면에는 제주도 해안에서 쓰레기를 열심히 줍는 유명 연예인들이 있었다. 해안에서 쓰레기 줍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 여러 해안에서 환경교육이나 바다 살리기 행사 등에 참여해봐서 안다. 물론 제주도도. 4년 전 여름 서귀포시지속가능발전위원회로부터 초대를 받아 해양 쓰레기 문제에 관한 실내 강의와 해안 현장 체험을 지도했다. 20명이 넘는 인원이 한 시간 이상 열심히 했어도 50여 m의 바위 해안가에 쌓인 쓰레기를 다 줍질 못했던 기억이 있다.



풍요로웠던 마을 앞바다를 기억하자

제주핀수영협회 회원들이 바닷 속에서 버려진 어망을 제거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하려는 일이다. 사진 제공=양충홍·제종길
제주발 기사를 통해서 여러 해안에서 오염된 물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음을 가끔 안다. 비 오는 날 하수 처리장에서도 처리되지 않은 물이 넘쳐난다는 목격담도 적지 않게 들었다. 바닷속에는 버려진 어망과 낚시용 납도 많다. 도내 한 인터넷신문에서는 '53년 물질 이어온 제주 해녀의 외침 "제주 바다 죽어간다"'라고 쓸 정도다. 기사에서 김혜숙 해녀는 "어렸을 때는 백사장에서 놀기도 하고, 수영도 하면서 보말도 잡았지. 처음 물질을 시작했을 때에도 바다는 엄청 풍요로웠어. 바다에 들어가면 톳(해초의 일종)도 나보다 키가 더 컸고, 그렇게 커다란 톳이 자라곤 했었는데…."라고 말했다. 불과 20여 년 전의 바다를 그리워하며 제목과 같이 달라진 바다의 상황에 대해서 안타까워했다. 과연 무엇을 더 얻으려고 제주도 사람들이 대대로 생존하기 위해 의존하고, 고유한 문화를 형성케 한 이 좋은 바다를 버려두었나 하는 의문이 가끔 든다.



모든 바다 문제, 사람의 잘못으로 발생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바위 해안 조간대 바위틈이나 아래에는 어디서나 보말이나 삿갓조개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사진 제공=양충홍·제종길
바다 문제의 원인은 대체로 네 가지로 꼽는다. 우선 남획이다. 바다가 가지고 있는 수용력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 잡아내 씨를 말리는 행위다. 그런 예는 수도 없이 많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의 정어리 떼가 그랬고, 캐나다 동해안의 대구와 우리나라 동해에서 명태가 그리고 일본 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뢰호내해)의 문어가 또 그렇다. 제주도에서 오분자기의 감소 추세가 이들과 비슷하고, 그 흔하디흔했던 보말도 어쩌면. 국제 보호종인 왕전복과 말전복도 사라져 가고 있다고 본다. 유럽인 '슈테판 람슈토르프'와 '캐서린 리차드슨'이 지은 책 '바다의 미래, 어떠한 위험에 처해 있는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다 생태계의 구조를 조절하는 지배적인 힘으로 여겨지는 게 바로 포식이며, 어획도 궁극적으로는 포식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다음은 오염인데 이것 또한 제주도에서 심각할 수 있다. 한 블로그를 보니 "양식장에서 나오는 오수가 넘치고 악취가 심각하다"라고 했다. 수중사진까지 있으니 믿을 만했다. 극히 일부에서만 그렇겠지만 만약 다수가 그렇다면 해안 곳곳에 양식장 수백 개가 분포하고 있으니 큰일이다. 세밀한 관리와 감시가 필요한 이유다. 아울러 도민들과 관광객들의 활동에 따른 생활용수의 유입과 쓰레기 투기도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해안개발이다. 이미 많은 해안에서 원형이 사라지고 있으며, 부속 도서에서도 그렇다는 지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외래종이다. 이 부분에는 자료가 충분치 않다. 최근에 아열대 종들이 제주 바다에 정착해 기존의 종들에 큰 피해를 주니 문제이긴 하다. 네 가지 모두 사람들의 부주의와 무관심 그리고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다.

자리돔은 제주도에서 가장 풍성한 해양생물자원이지만 이 자원도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사진 제공=양충홍·제종길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예측하지 못하는 위험과 재해가 늘 존재하지만 막을 수 있는 일을 막지 못한다면 지역사회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눈으로 확인되는 일인데도 내버려 뒀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기후변화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하는데 현존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조차 없다면 지속가능한 사회를 포기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역사회란 정치 그리고 사회 지도자들과 일반인들을 다 일컫는 말이다. 전자가 이끌고, 후자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문제 해결이 가능한 일이다.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를 봐도 알 수 있다. 각국이 과학적 사실 임을 일찍 인정하고 바르게 대처했다면 해수면 상승으로 살 곳을 잃는 사람들도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를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로 불러야 하는 위기에 봉착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바다에서 살아가던 생물들이 죽어 나가고 생태계의 구조가 통째로 바뀌는 현장이 이웃한 일본 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제대로 대처를 못 한 국제사회도 같은 이치로 그런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제주도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제주 바다가 가진 높은 가치 보전을

인공어초에 연산호를 비롯 다양한 생물들이 부착해 살고 있다. 생물다양성 유지에는 인공어초가 도움이 된다. 사진 제공=양충홍·제종길
전 연재에서 언급한 제주도의 '바다 정체성'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자.

제종길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수석위원·제주바다포럼 고문
국립제주박물관이 2017년에 펴낸 책 '국립제주박물관'의 마지막 장인 '제주섬 사람들'의 서문 중 일부다. "돌이 가득한 섬에서의 농사는 어려웠고 사람들은 살아가기 위해 바다로 나갔다. 해산물을 채취했고 배를 만들어 주변 지역과 교역을 시도했다.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는 다양한 문화가 들어오는 열린 섬이자 고유의 전통을 만들어 간 고립된 섬이었다." 고유한 전통을 살려 제주도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바다는 살려내는 전도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연예인들의 움직임이 있고, 제주핀수영협회도 나섰다. 우리 마을 앞 해안 쓰레기를 치우고, 보말이 해안에 가득가득하도록 관리하는 일을 하면 좋겠다. 맑고 깨끗한 아름다운 제주 바다라는 인식을 모든 사람이 하게 된다면 그 가치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를 다 해결해 나가는데 드는 경비의 수십 배가 될 것이 확실하다. <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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