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아줌마 기자'라서 더 죄송합니다
입력 : 2014. 05. 13(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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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듯이 이쁜 모습으로 돌아와줘서 너무 고마워. 내 아들.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고통스러웠니. 구조를 믿고 기다리던 너와 너의 그 많은 친구들에게 엄마가 어떻게 하면 용서를 구할 수 있겠니…."
이틀 뒤면 세월호 참사 한달째이다. 오늘 출근길 아침에는 선장과 선원들이 탈출한 이후에도 배안에 남아있던 시각, 한 아이가 찍은 동영상에 "엄마 아빠 사랑해요. 내 동생 어떡하지?"라는 천진한 목소리를 남겼던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의 편지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휴…"오늘도 결국 또 평화로변에 잠시 차를 세우고 말았다. 거의 매일 반복이다.
하루는 구명조끼 끝을 서로 묶은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두 학생의 이야기,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사주지 못해 아이의 시신을 찾지 못할까 걱정하는 어머니의 사연,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을 포기할 뻔 하다가 겨우 주위 도움으로 비용을 마련했다는 아이를 잃은 사연, 제주에 귀농해 감귤농사를 지으려고 보금자리를 마련했던 가족들의 이야기, 아이들 먼저 구하려던 선생님의 사연, 마지막으로 마주했던 그 아이들의 눈빛이 떠올라 하루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는 생존자의 이야기까지.
정말 미안하고 억울하다. 라디오에서 세월호 참사의 가슴아픈 사연이 흘러 나올때마가 눈물이 왈칵 솟구친다. 언젠가는 주검으로 수습된 아이들이 학생증이나 휴대전화를 꼭 쥐고 있다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날에는 잠든 아이의 손을 나도 모르게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 어찌보면 이마저도 누군가에게 미안하고 염치없고 죄스럽다.
정부와 해경, 해운업체의 비리와 무개념은 차치하고 지식인이라는 이들과 정치인이라는 이들의 발언과 행동에 대한 소식을 들을때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또 진실을 외면하는 언론의 행태와 마주할때면 부끄럽고 더 참담해진다. 미국에서 '어머니의 날'이었던 지난 11일 미국 뉴욕타임즈에 실린 광고는 미국에 사는 많은 아줌마들의 힘으로 이뤄졌다. 일부는 '나라망신'운운하지만 체면보다는 생명이 중요하지 않을까. 광고 아이디어는 미주여성사이트에 이 글이 올라오자 먼 이국땅에 살면서 고국에서 벌어진 참사에 발만 동동거리며 눈물짓던 아줌마들이 미국신문에 항의광고를 내자고 의견을 낸 것이다.
한시간 정도면 충분하던 출근시간은 더 길어지고 붉게 충혈된 눈으로 늘 사무실에 도착한다. 한 선배기자는 "차라리 음악을 들으면서 오라"고 충고하지만 '기자'이기 이전에 '두 아이를 둔 엄마'가 아닌가. 어디서든 '아줌마 기자'임을 자랑스러워 했지 않는가. '아줌마 기자'로서 '안전한 대한민국' '안전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반성문과 다짐을 남겨둔다. 그리고 절대 잊지도, 가만히 있지도 않겠다. <정치경제부 차장>
이틀 뒤면 세월호 참사 한달째이다. 오늘 출근길 아침에는 선장과 선원들이 탈출한 이후에도 배안에 남아있던 시각, 한 아이가 찍은 동영상에 "엄마 아빠 사랑해요. 내 동생 어떡하지?"라는 천진한 목소리를 남겼던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의 편지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휴…"오늘도 결국 또 평화로변에 잠시 차를 세우고 말았다. 거의 매일 반복이다.
정말 미안하고 억울하다. 라디오에서 세월호 참사의 가슴아픈 사연이 흘러 나올때마가 눈물이 왈칵 솟구친다. 언젠가는 주검으로 수습된 아이들이 학생증이나 휴대전화를 꼭 쥐고 있다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날에는 잠든 아이의 손을 나도 모르게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 어찌보면 이마저도 누군가에게 미안하고 염치없고 죄스럽다.
정부와 해경, 해운업체의 비리와 무개념은 차치하고 지식인이라는 이들과 정치인이라는 이들의 발언과 행동에 대한 소식을 들을때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또 진실을 외면하는 언론의 행태와 마주할때면 부끄럽고 더 참담해진다. 미국에서 '어머니의 날'이었던 지난 11일 미국 뉴욕타임즈에 실린 광고는 미국에 사는 많은 아줌마들의 힘으로 이뤄졌다. 일부는 '나라망신'운운하지만 체면보다는 생명이 중요하지 않을까. 광고 아이디어는 미주여성사이트에 이 글이 올라오자 먼 이국땅에 살면서 고국에서 벌어진 참사에 발만 동동거리며 눈물짓던 아줌마들이 미국신문에 항의광고를 내자고 의견을 낸 것이다.
한시간 정도면 충분하던 출근시간은 더 길어지고 붉게 충혈된 눈으로 늘 사무실에 도착한다. 한 선배기자는 "차라리 음악을 들으면서 오라"고 충고하지만 '기자'이기 이전에 '두 아이를 둔 엄마'가 아닌가. 어디서든 '아줌마 기자'임을 자랑스러워 했지 않는가. '아줌마 기자'로서 '안전한 대한민국' '안전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반성문과 다짐을 남겨둔다. 그리고 절대 잊지도, 가만히 있지도 않겠다. <정치경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