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우의 한라칼럼] "어? 왜 안 오는 거지…?"
입력 : 2023. 03. 21(화) 00:00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한라일보] 이 소리는 마늘 주산단지 대정읍 농가들이 마늘 유통업자들을 기다리다 지쳐 불안함에서 오는 목소리이다.

언제나 4월 중순이면 산지수집상들을 앞세워 줄줄이 내려오던 마늘저장업자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예년 이맘때쯤 해서 이들은 대정읍 관내를 순회하며 작황이 양호한 포전을 중심으로 거래를 시작하는데 그 거래량이 전체면적 중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65%까지 밭떼기 거래가 이루어져 왔던 게 지금까지 관행처럼 굳어져 왔다.

매년 단골처럼 밭떼기 거래를 해오던 농가는 물론 농협에 제대로 계약재배를 체결하지 못한 농가 또한 불안하기만 하다. 걱정스런 마음에 오늘도 농협 휴게실에 앉아 여기저기 귀동냥을 해보지만 여전히 마늘 밭떼기 거래는 전무하다.

왜 이런 사달(?)이 난 것일까?

비교적 산지나 소비지 동향에 밝은 산지수집상과 어렵게 통화를 해봤다. 썩 내키지 않는 듯 주섬주섬하더니 서너 꼭지를 집어내며 그 이유를 차분하게 풀어낸다. 우선 농협 계약단가 ㎏당 3500원이 마늘 유통업자들이 보기에는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8일 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했던 현직 조합장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된 단가이기는 해도 이를 밭떼기 거래에 대입하게 되면 3.3㎡당 단가는 1만8000원 선이고 여기에 인건비 상승분을 더하면 2만원 선을 상회한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또 하나는 ㎏당 4400원에서 시작이 돼 경남 창원에 다다를 때는 최고 5500원까지 높게 형성됐던 작년산 마늘 수매가격이 소비자 물가를 잡겠다는 물가당국에 빌미를 줘 TRQ(저율관세) 수입권 공매 진행으로 깐마늘과 신선 통마늘 등 수입량이 전년 대비 46.5% 증가하게 됐고 이는 곧 국내 마늘 재고량을 크게 늘리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다른 또 하나는 제주도와 일부 남부지방에서 생산되고 있는 난지형 마늘이 경북과 충청권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는 대서종에 비해 시장수요가 적다는 점도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일명 스페인산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대서종은 단위당 수확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담백한 맛으로 매운 것을 싫어하는 젊은 층에도 인기가 있어 그 수요는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노동집약형 산업인 마늘 농사가 인건비를 비롯한 생산비 증가로 어려움이 더 가중되어가는 이 시기에 그나마 마늘 유통에 한 축을 담당했던 마늘유통업자들이 발길을 끊거나 돌리는 것은 올해 마늘 농사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불과 몇 년 전 농협출하물량 과다로 계약재배와 비계약재배물량에 대해 수매가격 차등을 두고 수매해야 했던 아픈 기억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이제 머지않아 마늘종을 뽑고 그로부터 4주가 지나면 본격적인 마늘 수확시기가 시작된다.

차제에 제주도정과 농협에서는 마늘 시장 흐름을 재분석하고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수매 시스템을 구축하여 마늘 농가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해줘야 한다.<김윤우 무릉외갓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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