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림의 현장시선] 제주프랑스영화제를 왜 개최하는가
입력 : 2026. 10. 16(금) 02:00
고영림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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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2011년 4월, 제주시 칠성로 인근의 영화문화예술센터(옛 코리아극장)에서 제주프랑스영화제가 시작됐다. 그리고 2026년 10월, 제17회 제주프랑스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 영화제를 만든 후 수도 없이 들은 질문이 있다. 왜 제주에서 프랑스영화제를 하나요? 이 질문은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타지의 관객들로부터도 들어왔기에 일종의 화두가 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다.

제주에서 프랑스영화를 즐기는 축제가 이전에는 없었기 때문에 생경하게 다가왔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필자의 개인적인 배경이 큰 편이다.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후 육지로 대학 진학하여 프랑스어문학을 전공했다. 1980년대 외국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곳으로, 경복궁 인근에 있었던 주한프랑스문화원의 르누아르 상영실이 당시 청년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이후 프랑스로 유학하면서 영화를 많이 즐기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고향 제주로 돌아온 후 제주도민들과 함께 프랑스영화를 본다면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제주도민들에게 코리아극장으로 기억되는 장소가 영화문화예술센터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기 시작하자 장소의 상징성이 크게 다가왔다. 이 추억의 공간에서 프랑스영화제를 개최한다면 제주시 원도심을 문화예술로 다시 북적이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의욕이 더해졌다.

지난 16년 동안 제주프랑스영화제를 기획하고 개최하면서 경험한 수많은 시행착오는 당연한 과정이었다. 영화예술이 시작된 나라인 프랑스의 영화를 갖고 축제를 만들어서 지속하게 된 것은 관심과 애정으로 지지해준 도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9월에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에서 뤼미에르 서밋(Lumiere Summit)이 열렸다. 1895년 영화예술을 탄생시킨 뤼미에르 형제의 이름을 따서 신설된 이 서밋에서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과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공동 의장을 맡아 글로벌 영화·영상 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교류에서 영화예술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증명하는 이 서밋을 지켜보면서 제주프랑스영화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대중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예술인 영화를 일정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축제인 영화제는 씨네필에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된다. 씨네필이 아니더라도 우연히 영화제에 들렀다가 감상한 작품에서 뜻밖의 감동을 받은 관객들을 만날 때면 영화제 기획자로서의 뿌듯함은 오래간다. 2026년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열리고 있는 제17회 제주프랑스영화제는 10월 14일에 개막했고 10월 18일까지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진행된다. 한국 유일의 연례 프랑스영화제는 22편의 비경쟁 장편 작품들과 18편의 국제경쟁 단편 작품들을 선정했다.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프랑스 영화와 함께 즐깁시다! <고영림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장·언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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