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굉장히 진부한 이야기
입력 : 2012. 05. 22(화) 00:00
청년 일자리. 굉장히 진부한 주제다. 산업구조의 문제나 청년들의 도전 정신 부족 등 다양한 진단이 있지만 아직까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걸로 봐서 처방은 신통치 않나 보다.

솔직히 취업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원하는 일자리'를 갖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도내 중소기업만해도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 눈높이의 차이, 즉 미스매치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미스매치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대학이다. 다른 경우도 많겠지만 자신의 전공에 충실한 대학생 한명이 있다고 가정하자. 학교에 가니 여기저기 유명인이 오는 강연 현수막이 걸려있다. 주제는 비슷비슷하다. '큰 꿈을 가져라'다. 그리고 자신의 전공을 살려 이런저런 공모전에서 상도 받는다. 말 그대로 '꿈'이 자란다. 그리고 졸업이 가까워온다. '자신이 그동안 배워온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꿈을 권하던 대학과는 달리 현실은 갑자기 차가워진다. '눈을 낮춰라'고 말한다. 취업박람회를 가면 늘 좁은 업종 분야가 문제다. 그들은 말한다. "대학 나올 필요가 없다"라고. 특히 문과 분야에서 이런 말이 많다. 이렇게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대학 문턱을 넘으면 자신이 봐온 세상과 너무 다르다. 하지만 대학은 이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제껏 들인 돈과 경험을 버린 채 선뜻 다른 곳으로 눈을 못 돌리고 결국 공직 시험으로 몰린다. 그런데 가장 공정하다는 공직시험 조차 기회의 균등 문제가 나온다. 서로 출발선이 다르다는 건데 이유는 필수 과정처럼 돼버린 사교육이다. 100%는 아니겠지만 합격자 중 절대다수는 사교육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절박해지면 지푸라기 하나라도 더 잡게 되는 게 사람 마음이다보니 사교육은 사그러들 수 없다. 이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일리 있는 비판도 많다. 하지만 그들은 "당신 자녀가 똑같은 상황에 처했어도 그렇게 말하겠느냐"고 항변한다.

더 이상 대학에 기댈 수 없는 청춘들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결국 사교육과 본인 밖에 믿을 수 없다. 물론 숫자놀음에 빠진 행정이나 헛공약만 남발하는 정치인들은 처음부터 믿지 않았다.

<이효형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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