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혼자가 좋은 길' vs '혼자선 안되는 길'
입력 : 2012. 08. 07(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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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있으면 '올레 여성 관광객 피살 사건'이 발생한지 한달이 된다. 제주자치도는 6일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CCTV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최소한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곳곳에 CCTV를 남발하는 것은 반대한다.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 제주 올레길은 '혼자 걸으면 더 좋은 길'의 대표주자였다. 그런 올레길을 혼자 걷는 한 사람이 마을길에서 살해됐다. 세상의 반응은 기자의 예상을 비껴가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안전불감증'을 우려하는 보도를 쏟아냈고 '혼자 다니면 위험'경고판 설치, 경찰관 순찰, 보안요원 배치, 비상전화 및 야간 보안등 설치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대책이 쏟아졌다. 결국 해당 코스는 폐쇄됐다. 그뿐이 아니다. 전국의 '길'에 대한 안전대책이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2007년 제주올레길이 생긴 이후 이곳을 거쳐간 올레꾼은 어림잡으면 300만 명을 넘어선다. 이중 많은 이들이 '혼자' 이 길을 걸었다. 이번 사건은 올레에서 일어난 첫 강력사건이다. 올레를 비롯해 전국에 산재한 자연탐방길은 찌든 일상을 벗어나 원초적 자연과 환경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사색' '느림' '치유'의 길이다. 그렇지 않아도 모든 일상이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감시받고 있지 않은가. 교통사고 난다고 도로를 폐쇄할 수는 없지 않은가. 사건이 발생한 현장이 올레길이기 때문에 올레길에 CCTV를 설치한다면 사건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길목마다 집집마다 모두 CCTV를 달아야 한다고 할 것인가?.
치안에 대한 책임은 경찰의 몫이다. CCTV 설치를 주장하고 양산하는 측은 '수사력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내는 경찰이다. 어떤 사건이든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은 CCTV부터 찾는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CCTV가 주변에 설치되어 있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변명한다.
CCTV만 찾는 경찰들에게 묻고 싶다. "변변한 CCTV조차 없을땐 도대체 우리나라 경찰들은 어떻게 수사하고 어떻게 사건을 해결한 겁니까?"
정말 올레길을 찾는 사람들이 과연 CCTV가 즐비한 길을 안전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할까. 그리고 정말 올레길이 그토록 위험한가. 길이 아니라 세상이, '즉흥적 발상'이 위험한 것은 아닐까. <이현숙 제2사회부 차장>
하지만 이건 아니다. 2007년 제주올레길이 생긴 이후 이곳을 거쳐간 올레꾼은 어림잡으면 300만 명을 넘어선다. 이중 많은 이들이 '혼자' 이 길을 걸었다. 이번 사건은 올레에서 일어난 첫 강력사건이다. 올레를 비롯해 전국에 산재한 자연탐방길은 찌든 일상을 벗어나 원초적 자연과 환경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사색' '느림' '치유'의 길이다. 그렇지 않아도 모든 일상이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감시받고 있지 않은가. 교통사고 난다고 도로를 폐쇄할 수는 없지 않은가. 사건이 발생한 현장이 올레길이기 때문에 올레길에 CCTV를 설치한다면 사건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길목마다 집집마다 모두 CCTV를 달아야 한다고 할 것인가?.
치안에 대한 책임은 경찰의 몫이다. CCTV 설치를 주장하고 양산하는 측은 '수사력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내는 경찰이다. 어떤 사건이든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은 CCTV부터 찾는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CCTV가 주변에 설치되어 있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변명한다.
CCTV만 찾는 경찰들에게 묻고 싶다. "변변한 CCTV조차 없을땐 도대체 우리나라 경찰들은 어떻게 수사하고 어떻게 사건을 해결한 겁니까?"
정말 올레길을 찾는 사람들이 과연 CCTV가 즐비한 길을 안전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할까. 그리고 정말 올레길이 그토록 위험한가. 길이 아니라 세상이, '즉흥적 발상'이 위험한 것은 아닐까. <이현숙 제2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