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지능형 안티?
입력 : 2012. 08. 21(화) 00:00
탑동 앞바다 매립이 제주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현안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찬반 여론이 대립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는 반대 측 목소리가 더 센 듯하다.

이에 제주자치도는 주민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거쳤지만 반발은 여전하다. 왜일까.

우선 지난달 실시한 주민설명회는 주민들과 시민단체로부터 '난도질' 당했다. 추진 측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반대 여론이 많을게 뻔한 주민설명회는 하지 않거나 준비를 철저히 했을 법 한데 그냥 된통 당한걸 보면 정말 예상치 못했나보다.

어쨌든 이러한 반대 여론은 언론을 통해 그대로 도민들에게 전달됐고 사안은 커졌다. 게다가 이와는 관계 없이 타당성 용역을 추진했다가 주민설명회가 '요식행위'였다는 비판까지 덤으로 받았다.

상황이 이렇자 우 지사도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주민보다 전문가의 의견을 먼저 수렴할 것을 지시했다.

그렇게 지난 13일 진행된 전문가 설명회는 준비가 철처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너무나 철저했던 나머지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 이날 제주자치도는 현재 추진 중인 탑동 앞바다 추가 매립이 포함된 변경 항만기본계획 외에도 3가지 안을 제시했지만 다른 내용들은 안된다고 스스로 선을 그었다. 반대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도 단 한명 없었다. 그러면서 도정의 기본 입장은 '도민 공감대 형성'이라고 강조했다.

역시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툭 터놓고' 얘기하자며 반박 의견에 대한 해명만 늘어놨고 방파제 건설이 전액 국비인 점은 수도 없이 내세운 반면 전체 사업에서 기존 계획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민자 부분 등 민감한 사안은 논의 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5월 '탑동 추가 매립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니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는 내용이 담긴 환경부의 환경성검토협의회 심의의견서는 쉬쉬하다 며칠 전 공개됐다. 이 와중에 해양수산연구원에서 탑동 앞바다에 대한 생태환경조사를 진행했다. 결과분석은 23일까지 마무리된다. 지금 상황으로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탑동 매립의 당위성을 설득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쯤되면 제주자치도가 오히려 탑동 매립을 '지능적으로 반대'한다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과장된 말이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선 그렇다.

<이효형 정치부 기자 h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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