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주민 움직일 '진정성'이 있나?
입력 : 2012. 09. 18(화) 00:00
주민 참여 없이 '원도심 활성화'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기사를 이달 초에 쓴 적이 있다. 지난 7일 오션스위츠 제주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포럼 후였다.

제주도정은 지난해 12월 무산된 '제주시 원도심 재정비 촉진사업' 이후 올 3월 정책토론을 시작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재시동을 걸었다. 그 후부터 기자는 '그들만의 잔치' 우려 목소리, 원도심 활성화 출발이 불안하다, 원도심 활성화 제자리걸음 등 지면을 통해 여러차례 원도심 관련 기사를 보도해왔다. 기사 제목으로만 유추해봐도 도정의 원도심 활성화 추진이 미덥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원도심 활성화'관련 기사를 쓰기 시작하면서 한 선배로부터 "예전부터 진행·성과없이 지면만 낭비해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면 낭비'를 빗대 지지부진 이뤄지고 있는 도의 원도심 활성화 방안 추진을 지적한 것이다. 어찌보면 기자 역시 지금 지면을 낭비중이다. 도시재생관련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장기적 과제'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많은 지면 낭비가 이뤄질 것이다.

성과·진전 없는 기사 보도를 할 때면 담당 공무원들은 하소연을 한다. 자신들의 노고에도 귀를 귀울여달라는 것이다. 어려운 과제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천천히 지켜봐달라 한다. 때문에 느긋하게(지면 낭비 않게) 도의 추진 상황을 지켜보기도 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주민의 행정 신뢰를 되찾기 위한 도의 행보에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지난 3월 이후 2회 열린 정책 토론은 전문가의 아이디어만 수렴하기 위한 자리로 주민은 배제됐으며 주민토론회는 한 번도 열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포럼에서 한 토론자가 이런 말을 했다. "대부분의 행정이 주민과 함께 뭔가를 한다 하면 주민 수준이 거기까지 못미친다고 말한다. 방법론의 차이는 있어도 주민과 행정은 공동의 목표(원도심 활성화)가 있다. 때문에 지금의 주민들 수준이라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나갈 수 있다."

도정은 결코 그냥 흘러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은지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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