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작은 학교, 가려운 곳부터 긁어주자
입력 : 2012. 12. 11(화) 00:00
가가
지난 4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분교장. 같은 시각 제주도의회에서 통폐합 여부를 가늠하는 도립학교 조례 심의가 진행된 이날 '교래분교 살리기 후원의 날' 행사가 열렸다. 교래분교의 학생수는 21명. 이중 10명은 제주시 동(洞)지역에서 통학한다. '자연 속 작은 학교'라는 이점에다 승마, 박물관 문화학교 등 특색있는 방과후 프로그램 만족도가 높아 전학생이 꾸준하다.
전학생이 늘자 학교에선 한동안 통학차량 구비에 애를 먹었다. 다행히 모 공기업에서 지난 1월 차량을 후원해 숨통을 텄고 연 1200만원에 달하는 유류비 등 차량관리비는 지자체 지원을 끌어냈다. 하지만 내년엔 걱정이다. '후원의 날' 참석자들은 차량 관리비 확보 등 '학교 살리기'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지난달 우근민 제주지사는 제주도청 간부회의 등에서 학생 모집을 위한 다세대 주택 건립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학교 신설을 동반한 도심 개발로 적지않은 세수입을 얻은 반면 과대학교 집중 현상을 불러온 지자체에서 늦게나마 마을 활성화와 연계해 학교 살리기에 눈길을 돌린 점은 반길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근본 처방인지는 새겨봐야 할 것 같다.
1991년 이래 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세차례 공동주택을 건립한 애월읍 납읍리. 지금껏 총 55세대를 지어 납읍초 학생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입주자들은 자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마을을 뜨는 일이 잦다. 통폐합이라는 급한 불만 끈 셈이다. 마을에선 이즈음 학생 유치보다 '제주형 자율학교'예산 지원이 끝나는 납읍초에 질 높은 교육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시급하다고 여기고 있다.
우 지사의 공동주택 지원 발언 이후 후속 대책 논의를 위해 도와 도교육청이 한차례 만난 모양이다. 거주지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소규모 학교에서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이는 일부터 시작하자. 낡은 시설 개선이 늦어지면 '통폐합 관리 대상이라 그런가'싶어 괜히 서러운게 작은 학교들이다.
<진선희 사회교육부 차장>
지난달 우근민 제주지사는 제주도청 간부회의 등에서 학생 모집을 위한 다세대 주택 건립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학교 신설을 동반한 도심 개발로 적지않은 세수입을 얻은 반면 과대학교 집중 현상을 불러온 지자체에서 늦게나마 마을 활성화와 연계해 학교 살리기에 눈길을 돌린 점은 반길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근본 처방인지는 새겨봐야 할 것 같다.
1991년 이래 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세차례 공동주택을 건립한 애월읍 납읍리. 지금껏 총 55세대를 지어 납읍초 학생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입주자들은 자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마을을 뜨는 일이 잦다. 통폐합이라는 급한 불만 끈 셈이다. 마을에선 이즈음 학생 유치보다 '제주형 자율학교'예산 지원이 끝나는 납읍초에 질 높은 교육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시급하다고 여기고 있다.
우 지사의 공동주택 지원 발언 이후 후속 대책 논의를 위해 도와 도교육청이 한차례 만난 모양이다. 거주지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소규모 학교에서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이는 일부터 시작하자. 낡은 시설 개선이 늦어지면 '통폐합 관리 대상이라 그런가'싶어 괜히 서러운게 작은 학교들이다.
<진선희 사회교육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