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세계 금연의 날] 금연아파트에서도 담배 냄새 '풀풀'
입력 : 2024. 05. 30(목) 17:01수정 : 2024. 06. 02(일) 13:28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제주 금연아파트 곳곳 담배꽁초 투기 등 흡연 흔적 만연
주민들 "이웃 간 다투는 경우도 허다... 제도 무용지물"
시 "인력 부족하고 제재 권한 한계도... 시민의식 필요"
제주시 이도2동의 한 금연아파트 주차장 내 마련된 재떨이.
[한라일보] 매년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한국 정부는 흡연율 저감을 위해 담뱃갑에 흡연으로 인한 질병 및 건강에 대한 위험을 그림과 문구로 표기하는 등 다양한 금연정책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 이웃 간의 간접 흡연 갈등을 줄이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2016년부터는 '금연 아파트 제도'시행에 나섰다.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해당 제도가 도민들의 일상에 정착되지 않으면서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금연아파트'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공동주택 거주세대 중 ½이상의 동의를 받아 신청하면, 지자체가 해당 공공주택의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제도이다. 지정 후에는 이를 알리는 안내표지가 곳곳에 설치되며, 이를 어긴 자에게는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금연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 제주시 삼도1동, 이도2동, 연동 등에 위치한 금연아파트들을 돌아본 결과, 단지 곳곳에서 흡연의 흔적들은 쉽게 발견됐다.

아파트 내 화단에는 입주민들이 흡연을 하고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들과 담뱃갑이 투기돼 있었으며, 지하주차장 곳곳에도 꽁초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심지어 한 아파트에서는 아예 재떨이를 마련해두기도 했다. 그 안에는 담뱃재와 함께 색이 바랜 꽁초들이 버려져있었고, 주변에 가까이 다가서기만해도 담배냄새가 풍겼다.

주차장 입구와 내부 게시판 등에는 이곳이 '금연 아파트'임을 알리는 문구와 함께, 과태료 부과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지만, 이를 지키는 시민들은 드물었다.

도내 한 금연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보니 입주민이 아니더라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차장 입구 등에서 담배를 피곤한다"며 "입주민들을 대상으로는 경고 등을 할 수 있지만 행인이 피는 것은 막지 못하니 금연아파트 지정도 소용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예전에는 담배를 피는 이웃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으나 이웃 간 얼굴 붉히는 일이 계속되니 이제는 포기하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당국은 야간근무까지 강행하며 단속을 나가고 있지만, 금연아파트뿐만 아니라 관할 점검개소수가 너무 많아 전부 적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시민의식이 뒤따르지 않는 이상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관련 법률이 강화되면서 점검개소수가 점점 늘어나 현재 1만8000개소 이상이다"라면서 "이 모든 구역을 13명의 단속원들이 돌기에는 아무래도 힘들다. 그럼에도 도민 불편 해소를 위해 종종 연장근무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연아파트의 경우 입주민의 의견에 따라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 4개소 중 선택적으로 금연구역을 지정할 수 있어 단속을 나갈 때마다 지정장소를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또 발코니와 화장실 등은 민원이 제기된다 하더라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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