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가을빛 물든 수월봉, '지질의 시간여행' 열린다
입력 : 2025. 10. 24(금) 03:00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2025 수월봉 지질 트레일 25~26일 개최
2개 코스, 전문가·해설사와 함께 탐방
공연·친환경 만들기 등 프로그램 다채

[한라일보] 제주도 서쪽 한경면 고산리 끝자락, '바람의 언덕' 수월봉에 가을빛이 짙어져 간다.

해안 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쇄설층과 다양한 퇴적 구조가 관찰되며 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화산학의 교과서'로 불리는 이곳에서, 올해도 지질 트레일이 열린다. 억겁의 세월을 품은 지층의 단면을 가까이서 마주하며, 태고의 신비를 머금은 제주 지질 유산을 체험할 수 있는 이틀간의 특별한 여정이다.

수월봉을 올려다보는 탐방객.
ㅣ'지질의 시간여행'으로 초대

수월봉은 약 1만8000년 전, 땅 속에서 올라오던 마그마가 물과 만나 격렬하게 폭발하며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쌓이면서 형성된 응회환의 일부로, 높이 77m의 작은 언덕 형태의 오름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대표 명소로 꼽히며,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국제 화산학 백과사전에 등재됐다. 지질 유산과 고산리 마을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도보 여행길이기도 한 이곳은 탁 트인 바다와 차귀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일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해넘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탐방객을 '지질의 시간여행'으로 초대하는 '2025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 행사는 올해로 14회째를 맞는다. 코스는 바다 절벽을 따라 걷는 수월봉 엉알길 A코스와 배를 타고 섬을 둘러보는 차귀도 B코스로, '2색 매력'으로 꾸려졌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아득한 세월의 이야기가 걸음마다 펼쳐진다. 공연, 체험, 이벤트 등 다채로운 즐길거리도 준비됐다. 이번 주말, 자연이 빚은 풍경과 다양한 지층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수월봉의 가을을 한껏 즐겨보는 건 어떨까.

지질트레일 참가자들이 엉알길을 걷고 있다.
엉알길 지층에 대해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
l'2색 코스' 해설사·전문가와 함께

엉알길 A코스는 행사본부석을 출발해 '녹고의 눈물'과 갱도 진지를 지나, 기왓장을 포개듯 차곡차곡 쌓인 화산재 지층과 화산탄, 수월봉 정상, 엉알 절벽, 검은모래 해변, 해녀 탈의장으로 이어진다.

고요한 위엄을 자아내는 해안 절벽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수월봉의 진가가 또렷해진다. 전설 속 누이 '수월'과 동생 '녹고'의 이야기를 품은 '녹고의 눈물'은 그 길에 서사를 더한다. 해안 절벽 곳곳에 박혀있는 다양한 크기의 무수히 많은 화산탄은 과거 수월봉의 화산 활동이 얼마나 격렬하게 일어났는지 짐작케 한다.

차귀도 B코스는 배를 타고 차귀도에 들어가 섬을 자율적으로 탐방하는 여정이다.

행사기간 해설사와 전문가로부터 제주 자연자원의 가치와 다양한 지질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지질공원 해설사 동행 탐방은 회당 20명씩 하루 4회, 전문가 동행 탐방은 회당 25명씩 하루 1회 진행된다. 당일 현장 예약도 가능하다. 사전 예약은 전화(750-2291, 2540, 2543)로 할 수 있다.

행사장에 설치된 친환경 제품 부스.
지난해 수월봉 트레일 식전행사 모습.
l 볼거리, 즐길거리 가득

개막일인 25일 개막식전 행사로 고산리 민속보존회와 고산 해녀공연단이 무대를 꾸미고, 26일에는 푸아올레나, 장혜숙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행사 기간 제주 고고유산 교육체험,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친환경 소품 만들기, 제주 해녀삼춘들의 해녀 테왁 열쇠고리 만들기 등이 운영된다.

참여형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트레일 코스의 주요 지질 포인트인 탄낭·사층리·녹고의 눈물 중 한 곳에서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SNS)에 '#제주도 지질공원', '#수월봉지질트레일'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거나 쓰레기 수거 등 자연환경보호 활동에 참여한 탐방객들은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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