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렌터카 할인율 상한제 급제동…도청 내부 충돌
입력 : 2026. 05. 06(수) 18:06수정 : 2026. 05. 06(수) 19:25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조례·규칙 법제 심사 담당 부서 "현행법 체제상 불가능"
올 상반기 시행 무산…뚜렷한 대안 없어 '차기 도정으로'
제주지역 렌터카 차고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제주도가 전국 최초로 추진하는 렌터카 요금 할인율 상한제에 제동이 걸렸다. 올해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지난 2월 조례 개정까지 마친 마당에 최근 제주도 내부에서 '현행법상 도입이 불가능하다'며 반대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의 담합 우려에도 제도 도입을 강행하던 제주도가 정작 내부 의견 충돌에 부딪혀 스스로 발목을 잡는 꼴이 됐다.

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도 특별자치법무담당관(이하 법무담당관)은 최근 교통정책과에 '자동차 대여요금 원가 산출에 관한 규칙' (이하 규칙) 개정으로 렌터카 요금 할인 폭을 제한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무담당관은 각 부서가 만든 조례 또는 규칙 제·개정안에 대해 법적 문제가 없는지 심사하는 부서다. 도청 각 부서는 이같은 내부 법제 심사를 통과해야 입법 예고를 할 수 있다.

법무담당관 측은 렌터카 요금 할인율 상한제의 경우 사업자의 가격 책정 권한과 소비자 선택 권한을 침해하는 '권리 제한'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이를 규칙으로 정하려면 지방자치법상 상위법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운수사업)이나 제주의 특례를 담은 제주특별법에 '상한제를 할 수 있다'는 식의 명시적인 조문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없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할인율 상한제에 대해 사업자 간 담합 우려가 있고 자유로운 가격 경쟁에 저해된다며 반대했지만, 교통부서는 가격 안정과 소비자 불만을 줄이기 위한 대안이라며 도입을 밀어부쳤다.

또 교통부서는 변호사 의견 등을 토대로 렌터카 대여 약관에 넣어야 할 내용을 정하도록 한 운수사업법 권한이 제주도에 이양 됐기 때문에 할인율을 제한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조례와 규칙 개정 작업을 차례로 진행했다.

올해 2월 조례를 개정해 렌터카 대여 약관에 그동안 없던 할인율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는 등 첫발을 뗀 교통부서는 마지막 단계로 규칙을 개정해 구체적인 할인 폭을 명시하고, 또 늦어도 올해 6월 안에는 시행에 나서려고 했지만 내부 반대 의견에 부딪혀 무산됐다.

교통부서는 그동안 렌터카 요금을 최초 신고한 정상가 대비 50%이하로는 깎을 수 없게 제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왔다.

법무담당관 관계자는 "렌터카 대여악관에 포함할 내용을 조례로 정할 수 있게 제주도가 포괄적인 권한을 넘겨 받았지만 주민들을 권리를 제한하기 위해선 상위법에 포괄이 아닌 명시적 위임 규정 있어야 한다"며 "때문에 상한제 시행을 위한 유일한 대안은 운수사업법이나 제주특별법 등 상위법을 개정하는 것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업계에 할인율 제한 폭을 권고하는 건 규칙 개정으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교통부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대안으로 검토되는 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여서 실효성이 없고, 상위법을 개정하는덴 시일이 오래 걸릴 뿐더러 국회 통과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통부서가 6월 내 시행을 목표로 했던 이유도 렌터카 수요가 폭증하는 7~8월 휴가철과 오는 10월 전국체전 전에 실질적인 가격 통제에 나서야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남은 카드는 정책결정권자인 도지사의 판단이다.

교통부서 관계자는 "법무담당관과 달리 변호사는 시행이 가능하다고 해석했기 때문에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상위법 개정 대신 정책결정권자 최종 판단에 따라 시행에 나설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적 시비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도지사 결정으로 제도 시행을 강행하면 렌터카 사업자가 헌법 소원 또는 행정 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문제는 여전하다.

과거 제주도가 렌터카 총 운행대수를 규제하는 총량제를 시행하며 차량 감차 명령에 따르지 않은 업체들에게 운행 제한을 명령했다가 소송에 휘말려 최종 패소한 적도 있다.

교통부서 관계자는 "결국 딜레마"라며 "시기상 6월 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정책 결정을 통한 시행 여부도 차기 도정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렌터카 요금은 업체가 행정에 신고한대로 받아야 하지만, 자체 할인을 통해 수시로 바꿀 수 있어 시기별로 들쑥날쑥하다.

예를 들어 업체가 경차인 모닝의 하루 대여요금을 20만원에 신고했다면 성수기에는 20만원 그대로 받지만, 비수기에는 최대 80~90%까지 깎는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은 성수기 요금을 바가지로 여긴다. 이런 이유로 제주도는 각 업체가 회계자료 등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 요금을 산출하도록 해 요금 원가 자체에 대해선 인하를 유도하고, 대신 할인율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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