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희의 백록담] 그 노래들 잊히지 않고 살아남을까
입력 : 2026. 08. 03(월) 01:00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한라일보] 2019년 2월 나온 '제주특별자치도립예술단 활성화 및 중장기 발전 방안 연구' 최종 보고서를 다시 들여다봤다. 오는 10월 19일 제주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펼치는 5개 제주도립예술단의 합동공연 때문이다. 공연일까지 남은 기간이 두 달 보름 남짓인데도 제주도는 그 형식과 내용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제주도립예술단 합동공연 제주 브랜드 대표공연 개발 및 상연' 용역 결과물에 대한 검수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연출자도 정해지지 않았다. 제주도는 지난해 11월 도립예술단의 공연 개발 착수 소식을 알리면서 2026년 상반기 하이라이트 공연에 이어 그해 10월 작품 발표회를 연다고 밝혔지만 이미 절반은 어그러졌다.

제주도가 도립예술단의 힘을 모아 제주를 대표할 창작 공연을 제작한다고 했을 때 반대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주 공연 예술 대표작을 내놓겠다는 문화행정의 의지와 별개로 누가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도립예술단 활성화 용역에서는 각 예술단 간 합동공연 기획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발전과제 중 하나로 '통합사무국 설치를 통한 총괄 운영·지원'을 꼽은 적이 있다. 반면 용역진은 통합사무국 설치 시 예술단 현황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운영 방식의 일반화와 단일화, 통합에 의한 구성원들의 불안감 조성 등 장점보다 단점을 더 많이 제시하며 사실상 추진이 쉽지 않다는 걸 드러냈다. 실제 당시 도립예술단 활성화 용역 추진 과정에 통합안을 두고 예술단 일각의 반감을 샀다.

이런 현실에서 그간 기존 작품을 재해석해 무대에 올렸던 합동공연이 왜 단발에 그쳤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5개 도립예술단이 돌아가며 합동공연을 주관하는 방식으로는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 더욱이 올해는 제주 신화 속 여신을 모티프로 한 외부 용역 창작물을 소화해야 한다.

지자체 주도로 제주의 브랜드를 꿈꾼 공연은 전에도 있었다. 제주시가 공연 제작사와 손을 잡아 2018년 제주에서 초연한 창작 뮤지컬 '만덕'. 이 작품은 '매진' '호평' 등으로 홍보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이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특별 공연에 나서며 수도권 역진출까지 바랐지만 지금은 어떤가. 제주교향악단·합창단 등이 참여했던 창작 오페라 '백록담'도 있다. 2002년 12월 초연 이래 몇 차례 공연했고 콘서트 오페라 등으로 명맥을 이었으나 이 역시 근래엔 상연되지 않는다. 두 작품 모두 극본, 음악 등 유명 창작자들이 합류하고 출연진에도 이름난 이들이 있었지만 관객들의 기억에서 차츰 사라지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에 작품에 대한 평가를 받기 이전부터 '브랜드 공연 개발'을 내세웠다. 각 예술단들은 저마다 계획한 정기 공연을 치르며 10월 무대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 기간 문예회관에 퍼질 노래들이 잊히지 않길 바랄 뿐이다. <진선희 교육문화체육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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