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재활용품 상시 배출제 시범 전환 없던일로
입력 : 2026. 09. 11(금) 16:42수정 : 2026. 09. 11(금) 17:28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道 "동 지역 시범 운영 안하고 설문·연구 용역으로"
위성곤 제주지사 공약 따라 추진 10월 실시 목표
동 지역들 "지금도 쓰레기 넘쳐 상시 배출 감당 못해"
김덕홍 의원 "도지사 한마디에 움직여 이런 결과 초래 "
제주시내 클린하우스.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속보=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이하 요일별 배출제)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해 특정 동 지역에 상시 배출제를 시범 도입해 효과를 검증하려던 제주도의 계획(본보 9월1일자 1면 보도)이 무산됐다. 제주시 동 지역마다 민원과 업무 가중을 이유로 상시 배출제 시범 운영을 꺼리는 등 참여하겠다는 단 1곳도 없자 제주도가 결국 계획을 접기로 결정했다.

11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454회 정례회 환경도시위원회 2차 회의에서 임홍철 제주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상시 배출제 시범 운영 계획 추진 상황을 묻는 김덕홍 의원(무소속, 조천읍)의 질의에 "양 행정시 논의와 내부 검토를 거쳐 (상시 배출제) 시범 실시를 하지 않고 지역 설문을 하고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찾는) 용역을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제주도는 위성곤 제주지사 공약에 따라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 용역 추진과 상시 배출제 시범 운영 등 두 갈래 계획을 세웠다.

오는 10월부터 특정 지역에 상시 배출제를 2~3개월 간 시범 도입해 효과와 문제점을 검증하는 한편, 연구 용역도 함께 진행해 제도를 아예 폐지할지, 기본 골격은 유지한 채 개선하는 것이 좋은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게 제주도의 계획이었다.

문제가 된 것은 재활용품 상시 배출제 시범 실시다.

제주도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 지역에서 재활용품 상시 배출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하고, 양 행정시에 동주민센터 의견을 수렴해 운영 대상을 추천해달라고 지난 7월 요청했다.

서귀포시는 제주도 요구에 따라 시범 운영 대상을 선정해 추천했다. 반면 제주시는 한 달 넘게 추천을 하지 못했다. 제주시 동 지역 중 시범 운영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이 단 1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상시 배출제 전환시 늘어나는 쓰레기를 감당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업무 부담이 커지고 민원 발생 우려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상시 배출제 시범 운영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출했던 A동주민센터 관계자는 본보와 인터뷰에서 "안 그래도 클린하우스 내 수거함마다 쓰레기가 넘쳐 나는데, 상시 배출제로 전환하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클린하우스 공간도 협소해 수거함을 추가로 배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제주시는 동 지역들이 상시 배출제 시범 전환에 참여 의사를 보이지 않는데 직권으로 시범 운영 대상을 선정할 수 없다며 난색을 드러냈다.

상시 배출제 시범 전환이 이처럼 난항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은 이미 지난 7월 제2회 추경경정예산안 심사 때 제기됐었다.

당시 심사에서 이남근 의원(국민의힘, 한림읍)은 상시 배출제로 전환하면 재활용품 배출량이 늘어 그만큼 수거 인력과 차량이 더 필요한데도 2회 추경에 시범 운영비가 편성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제주도는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선 현재 보유한 장비와 인력만으로 시범 운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제주도는 시범 운영 목적 자체가 상시 배출제 전환 시 예산과 인력이 얼마나 더 소요되는지, 배출량은 얼마나 더 늘어나는 지, 주민들 인식은 어떤 지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비 등을 추가 투입하면 데이터가 왜곡된다고 판단했다.

제주도는 제주시 동 지역이 상시 배출제 시범 운영을 꺼리지 행정시와 다시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해법을 찾지 못하고 이번 계획을 포기했다.

이에 대해 김덕홍 의원은 "이렇게 오락가락하니 도민들이 도정을 신뢰할 수 있느냐"며 "원래 시범 운영을 하려면 읍면동과 행정시의 의견을 듣고 해야 하는데 도지사 한마디로 인해 움직이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요일별 배출제는 각 가정이 생활쓰레기를 종이류, 병류, 플라스틱류, 비닐류, 캔·고철류, 스티로폼, 불연성 쓰레기로 구분해 요일별로 1∼3회씩 배출하는 제도다.

종량제봉투를 사용하는 가연성 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는 매일 배출할 수 있지만 재활용품은 허용된 요일에만 배출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배출 시간도 오후 3시부터 오전 4시 사이로 제한된다.

위 지사는 6·3지방선거 당시 요일별 배출제가 시민들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전면 폐지해 요일에 상관없이 모든 재활용품을 상시 분리 배출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도 환경부서가 제도 폐지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자 공약 사업명에서 '폐지'를 빼고 '배출체계 혁신'으로 용어를 대체해 개선 방안을 찾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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