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입력 : 2010. 04. 05(월) 00:00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다. 선인들은 "십년의 계책으로는 나무를 심는 일만한 것이 없고, 백년을 내다 본 계책으로는 사람을 키우는 일만한 것이 없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하지만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과연 위정자들이 이같은 생각이나 갖고 있는지 의구심이 솟구친다.

제주자치도와 제주자치도교육청은 몇년전부터 교육비특별회계를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두 기관의 신경전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교육청은 당시 "제주자치도세의 3.6%에 머무르는 교육비특별회계 전출 비율을 5%로 상향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요청은 지난 2008년에도 계속됐다. 하지만 제주자치도의회는 "제주자치도-도교육청 간 협의가 미진할 뿐만아니라 제주자치도세(稅)의 7.7%가 교육예산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5%로 상향 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조례안을 부결했다.

도교육청이 교육비특별회계 전출 비율을 5%로 끌어올리려 하는 것은 예산 운용에 숨통을 틔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의 올해 예산은 6138억여원이다. 이 가운데 4000여억원은 교사·공무원의 인건비로 지급된다. 여기에 공공요금·시설유지비·물품구입비 같은 일반경상비 1200억원과 학교환경개선비 500여억원을 제외하면 실제로 운용할 수 있는 예산은 30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교육비특별회계로 제주자치도로부터 전입받는 예산은 136억여원이다. 이를 5%로 상향 조정하면 187억여원으로, 50억원 이상 늘어난다. 도교육청이 올해 읍·면지역 유치원 및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위해 지원하는 예산이 59억여원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교육비전출비율 상향 조정에는 도내 일부 교육의원 입후보자와 타지역 교육감 선거 입후보자도 같은 생각이다. 도내 한 교육의원 입후보자는 "교육비특별회계 전출 비율을 현행 3.6%에서 5.0%로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 교육예산의 숨통을 틔우도록 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경상북도교육감 선거에 나선 한 예비후보 역시 "자치단체의 교육비특별회계 전출 비율을 5%로 상향 조정해 나가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교육비특별회계 전출 비율은 서울특별시가 10%로 가장 높다. 광역시 및 경기도는 5%이며, 나머지 시·도 및 제주자치도는 3.6%에 그친다.

교육비특별회계 전출 비율을 5%로 상향 조정하려는 또다른 이유는 교육투자 우선 순위에 대한 왜곡을 막기 위해서다. 교사를 지은지 30년 가까이 되면 전면 증·개축이 시급한데도 한 켠에서는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고 있다. 예산운용의 결정을 교육감이 아닌 제주자치도지사가 내리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란 설명이다.

6·2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번 선거에서는 진정으로 제주의 발전과 후세들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인물을 그 자리에 앉혀야 한다. 그 것만이 제주의 밝은 앞 날을 기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현영종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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