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지의 백록담] 또 줄었다
입력 : 2025. 09. 15(월) 06:00수정 : 2025. 09. 15(월) 06:40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한라일보] 농가 수와 농가 인구가 나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기준 제주 농가 수는 2만9125가구로 3만 가구 아래로 내려앉았고, 농가 인구는 6만8696명으로 4년을 버티던 7만명 선마저 무너졌다. 인구 축소와 고령화 추세가 맞물리며 농촌도 인구 감소와 고령화 가속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청년층 비중은 해마다 줄어들고, '허리' 역할의 40대는 빠져나가며, 고령층만 늘어나는 흐름이다. 더딘 세대교체 속에서 성장의 지속가능성이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통계청의 '2024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기준 우리나라 농가는 97만4000가구, 농가 인구는 200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2.5%, 4.1% 감소했다.

제주의 곡선은 더 가팔랐다.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농가는 4.1%, 농가인구는 5.9% 줄었다. 감소 배경에는 고령에 따른 농업 포기, 전업(轉業) 등이 자리한다.

제주지역 농가인구는 2010년 이후 2019년(0.5% 증가)을 제외하고 줄곧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10만 여명에서 2015년 9만 여명, 2016년 8만여 명을 거쳐 2020년 7만9797명으로 8만명 선이 붕괴됐고, 4년을 버티던 7만명 선도 지난해 무너졌다.

농촌 인구 급감과 점점 심화되는 고령화는 '농촌 소멸' 우려감을 키운다.

연령 구조의 불균형도 뚜렷하다. 지난해 제주 농가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은 2만7473명으로 약 40%를 차지했다. 30세 미만 인구 비중은 17%에 그쳤고, 30대는 3.9%, 40대 7.9%, 50대 20.4%, 60대 22.3%, 70세 이상은 28.4%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인구 비중도 커졌다.

65세 이상이 비중을 키우는 사이 40대는 한 자릿수로 내려앉아 굳어지는 모양새다.

40대가 전체 농가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2.2%에서 2022년 9.6%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고, 2023년에는 8.6%, 2024년에는 7.9%까지 쪼그라들었다. 인구 수로는 2018년 1만63명에서 2024년 5443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농촌의 '허리'역할을 해야 할 세대의 빈틈은 크게 다가온다. 반면 65세 이상 비중은 2018년 32.5%에서 지난해 40%로 올라섰다.

지난해 제주 농가 생계 구조는 전업 50.9%·겸업 49.1%로 비슷한 수준이다. 농축산물 판매금액별로 보면 3000만원 미만이 67.5%로 10가구 중 7가구 수준이었고, 1억원 이상은 7.6%로 10가구 중 1가구도 채 되지 않았다. 올해 농사를 짓기 시작한 40대 후반의 A씨는 "일손은 부족하고 시간은 모자라 농사짓기가 쉽지 않다. 지원이 있다는데 정작 대상인지조차 모르겠다"고 했다. 전환기에 선 세대의 부담이 전해졌다. 40대 전환을 받쳐 줄 징검다리가 촘촘히 놓여야 지속가능성의 길도 보다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령·규모·작목별 등 맞춤 정책을 촘촘히 보완할 필요가 있다. <오은지 경제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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