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치안과 안전'도 관광상품이다
입력 : 2010. 04. 12(월) 00:00
가가

얼마전 러시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유학생 피습사건은 충격적이었다. 걸어가던 유학생이 갑자기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진 것. 아무런 이유없이 당했으니 이런 날벼락도 없다. 그러잖아도 연수중이던 한국인 대학생이 러시아 청년들의 집단폭행으로 숨진지 얼마 안된 터여서 그 충격은 컸다. 그저 남의 나라에서 벌어진 일로만 들리지 않는다.
그래설까. 문득 2년전 제주에 근무했던 한 검사장의 말이 떠오른다. "치안과 안전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가벼이 던진 얘기가 아니다. 제주에서 폭력·절도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제주는 결코 안전한 도시랄 수 없다는게 그 검사장의 진단이다. 그래서 치안이 확립된 안전도시는 제주의 새로운 관광상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치안과 안전'이 관광상품으로 거론될 정도로 제주사회가 심각하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제주의 치안상태가 예사롭지 않다. 2004~2008년까지 살인·절도 등 제주지역 5대범죄 발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제주가 '범죄의 온상지'로 전락하고 있다. 그렇다고 경찰 1인당 담당 인구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 전남(402명)과 강원(408명)에 이어 제주가 409명으로 세번째로 낮다. 인구에 비해 경찰이 많은데도 범죄 건수는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도시가 아닌 농촌조차 치안이 불안하니 말이 아니다. 농산물을 노린 범죄가 판치고 있다. 창고에 보관중인 농작물은 말할 것도 없다. 밭에 심어진 농작물까지 통째로 훔쳐가기 일쑤다. 실로 대담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니 도심지에나 있을 CCTV가 농촌에도 늘어나는 이유다. 민생치안이 얼마나 허술하면 농촌에까지 CCTV를 설치하겠는가. 왠지 씁쓸하다.
물론 범죄가 발생할 경우 치르는 대가가 크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최근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범 검거때만 봐도 알 수 있다. 경찰이 범인 검거를 위해 동원한 인원과 이에 따른 예산낭비가 적잖았다. 여중생이 실종된 후 검거될 때까지 보름새 무려 3만9200명이 동원됐다. 범인 한명을 잡기 위해 엄청난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면서 수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더 큰 문제는 경찰력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또다른 범죄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제주는 국제자유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람과 자본과 상품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그런 도시다. 그럴려면 무엇보다 치안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 예방치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에만 도입된 자치경찰도 제역할을 찾아야 한다. 본래 취지대로 지역밀착형 치안서비스가 우선이다. 치안문제를 도외시한 자치경찰은 존재 의미가 없다. 제주에선 누구든 맘놓고 거닐 수 있도록 자치경찰도 거들어야 한다. '안전한 제주'는 그 자체로 매력이자 브랜드가 될 수 있다.<김병준 편집부국장>
이제는 '치안과 안전'이 관광상품으로 거론될 정도로 제주사회가 심각하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제주의 치안상태가 예사롭지 않다. 2004~2008년까지 살인·절도 등 제주지역 5대범죄 발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제주가 '범죄의 온상지'로 전락하고 있다. 그렇다고 경찰 1인당 담당 인구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 전남(402명)과 강원(408명)에 이어 제주가 409명으로 세번째로 낮다. 인구에 비해 경찰이 많은데도 범죄 건수는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도시가 아닌 농촌조차 치안이 불안하니 말이 아니다. 농산물을 노린 범죄가 판치고 있다. 창고에 보관중인 농작물은 말할 것도 없다. 밭에 심어진 농작물까지 통째로 훔쳐가기 일쑤다. 실로 대담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니 도심지에나 있을 CCTV가 농촌에도 늘어나는 이유다. 민생치안이 얼마나 허술하면 농촌에까지 CCTV를 설치하겠는가. 왠지 씁쓸하다.
물론 범죄가 발생할 경우 치르는 대가가 크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최근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범 검거때만 봐도 알 수 있다. 경찰이 범인 검거를 위해 동원한 인원과 이에 따른 예산낭비가 적잖았다. 여중생이 실종된 후 검거될 때까지 보름새 무려 3만9200명이 동원됐다. 범인 한명을 잡기 위해 엄청난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면서 수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더 큰 문제는 경찰력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또다른 범죄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제주는 국제자유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람과 자본과 상품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그런 도시다. 그럴려면 무엇보다 치안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 예방치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에만 도입된 자치경찰도 제역할을 찾아야 한다. 본래 취지대로 지역밀착형 치안서비스가 우선이다. 치안문제를 도외시한 자치경찰은 존재 의미가 없다. 제주에선 누구든 맘놓고 거닐 수 있도록 자치경찰도 거들어야 한다. '안전한 제주'는 그 자체로 매력이자 브랜드가 될 수 있다.<김병준 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