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초심으로 돌아가 희망을 줘야
입력 : 2010. 06. 07(월) 00:00
6·2지방 선거가 끝났다. 참으로 지긋지긋한 선거였다. 사상초유의 혼탁·과열선거 탓에 뒷말이 무성하다.

선거기간 동안 벌어졌던 추잡한 일들은 재삼 들출 필요는 없겠다. 도민과 독자를 또다시 화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도민들은 제주의 앞날을 걱정하며 적이 암담해 하고 있다.

유권자를 의식했던 후보자는 한명도 없었다.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권력욕'만을 앞세워 눈에 불을 켰다. 도민 반목과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나선 군상들이 하나같이 더 큰 갈등의 골을 팠다. 염치도 없고 부끄러워 할 줄도 몰랐다.

소위 제주의 어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타락할대로 타락함을 보여 주었다. 공무원 줄세우기, 전·현직 공무원들의 패거리 정치, 공작정치와 졸렬한 몽니정치 등 구시대 청산해야 할 작태들이 활개쳤다.

선거가 끝나자 저마다 도민 화합을 첫 화두로 꺼내고 있다. 결자해지의 주문이 높다. 뿌린자가 거둬야 한다는 목소리다.

우근민 당선자도 마음속 깊이 큰 짐이 되고 있을게다. 기뻐할 새가 없다. 풀어야 할 과제들이 한 둘이 아니다. 임기 4년내내 한눈팔지 말고 죽도록 달려도 될성 말성 싶다.

벌써 시중에는 어디에 누가 간다는 얘기가 들린다. 살생부도 공공연하게 나돌고 거론되는게 현실이다.

논공행상이 일고 있다는 소리다. 이 분위기에 휩쌓인다면 취임식도 하기 전에 난장판은 불보듯 하다.

우 당선자는 당선 첫 일성으로 도민 대통합을 강조했다. 도민을 하늘처럼 받들겠다고도 했다. 연일 인터뷰와 기자회견을 통해 약속을 다지고 또 다지고 있다.

우 당선자는 도민들에게, 기업가들에게, 학생들에게 그리고 공무원들에게도 약속을 했다.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 행정전문가의 기질을 보여야 한다. 모든 도민들이 바라는 바다.

'세계로 가는 제주, 세계가 찾는 제주'란 슬로건으로 내세운 10대 공약을 도민들은 잘 알고 있다. 이중 시급한 것이 지역경제 회생, 청년 일자리 창출, 수출 1조원시대 개막, 해외관광객 200만시대, 기초자치단체 부활이다. 설명하지 않더라도 힘들고도 어려운 난제들이다. 당선자는 선거기간 도민들과 악수하면서 그들의 눈빛과 바람을 잘 읽었을 것이다.

우 당선자는 주어진 4년 중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공무원과 유관기관장 인사까지 어느것 하나 형평을 잃어선 안된다. 원칙과 기본으로 시작부터 도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희망이 샘 솟는 제주도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 않았던가.

아차하면 흐트러진다. 국내·외 환경이 생각처럼 녹록치 않다. 배려하고 포용하고 아우르고 우 당선자의 특별한 재산인 친화력을 발휘할 때다. 일궈낸 영예만큼 손에 땀을 쥐게하는 당선자의 알찬 행보를 기대한다.<오태현 경제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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