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허각 신드롬'을 보며
입력 : 2010. 11. 02(화) 00:00
갑자기 찬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슈퍼스타K2에서 우승한 허각(26)이라는 청년의 얘기다. 요즘은 가히 신드롬 수준이다.

정규 방송 시간에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까다롭기로 유명한 가수 이승철이 99점을 준 것을 보면 실력을 어림잡을 수 있다. 99점은 시즌1을 통틀어 어느 누구도 받아보지 못한 최고 점수이다.

허각은 학벌·집안·외모 등 소위 '스펙'이 극히 낮은 청년이다. 학력은 중졸이며, 편부가정에서 자랐다. 외모도 경쟁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그런 그가 오로지 실력과 성실로 1등을 차지했다. 그는 이제 한국의 '폴 포츠'가 됐다.

'10월의 가수' 이용 역시 일약 스타로 등극한 연예인이다.

무명가수 시절 군부정권이 급조한 '국풍81'에 출연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부른 노래는 그 유명한 '바람이려오'였다. 그는 이 노래 하나로 조용필과 필적하는 스타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이용은 이 후 지금도 10월이면 어김없이 불리우는 '잊혀진 계절'로 자리를 확고히 굳혔다. 이 노래가 실린 음반은 당시에 80만장이 넘게 팔렸다. 당시 전국에 보급된 전축(오디오)이 55만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용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여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으로 쫓기듯이 떠났고, 그렇게 멀어져 갔다. 1989년 귀국해 4집을, 이 후 음반을 몇장 더 내놓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용은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방송으로, 공연으로 분주한 속에 최근에는 뉴스전문 채널과 단독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이용의 이같은 인기는 고난을 이겨내고 초심으로 돌아간 덕분이다. 알량한 기교를 버리고 신인 자세로 노래를 불렀더니 대중이 호응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서야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데뷔때 사용하던 음정키 'C'를 고집한다.

기관장과 선량들이 임기를 시작한지 이제 막 넉달이 지났다. 도지사·교육감과 도의원·교육의원들은 나름 치열한 경쟁을 통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몇몇은 벌써부터 초심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초심은 고사하고 상식선에서 해결할 문제에 감정을 덧대어 복잡다단하게 끌고 가려는 이들 마저 눈에 띈다. 아니면 전임자의 일이라며 애써 외면하기도 한다.

대중과 유권자의 평가는 냉혹하다. 신인 시절을 기억하듯이 유세기간 한없이 낮추던 후보자의 모습을 기억한다. 이를 기준으로 조금만 엇나가려는 의도가 보이면 냉정하게 돌아서곤 한다. 기관장과 선량들이 임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가슴에 새겨야 할 대목이다.

<현영종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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