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서울의 물폭탄, 그리고 제주
입력 : 2011. 08. 09(화) 00:00
얼마전 수도 서울이 또 물폭탄을 맞았다. 이틀만에 무려 460㎜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런 폭우로 강남과 광화문 등 서울 중심지가 완전히 물바다로 변했다. 산사태까지 나면서 도심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특히 광화문 광장은 지난해 9월에 이어 열달만에 똑같은 수해를 당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상기후'가 일상화되고 있다. 한반도의 기후가 과거와 다른 현상들이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기후로 불리는게 이상스러울 정도다. 툭하면 '물폭탄'이 떨어지기 일쑤다. 그러니 "이상기후"라며 어물쩍 넘어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는 기상이변에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4년전 삼성지구환경연구소는 대형태풍과 폭우 같은 기상이변이 더 잦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서 변해가는 기후에 적응하는 길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상이변을 상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0년대 들어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80㎜ 이상 집중호우가 내리는 날이 많아졌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집중호우는 연간 1.8일에 불과했다. 그게 2000년대에는 2.6일로 늘었다. 게다가 강수량은 늘고 있는데 강수일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 과거에 비해 집중호우의 확률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갈수록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바람폭탄'도 마찬가지다.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의 강도 역시 날로 거세지고 있다. 1950년 이후 한반도에 미쳤던 대형태풍 7개중 4개가 2000년대에 발생했다. 향후 초대형 '슈퍼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슈퍼태풍은 허리케인과 맞먹는다니 그 위력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미 제주섬은 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홍수를 겪었다. 2007년 9월 덮쳤던 태풍 '나리'의 악몽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이유다. 연거푸 발생한 서울의 물난리는 우리에게 다시 경고음으로 다가온다. 언제든 제주섬도 닥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물론 태풍 '나리' 이후 곳곳에 저류지를 만들며 재해에 대비해 왔다. 그렇다고 이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여겨선 안된다. 엊그제도 봤잖은가. 태풍 '무이파'가 강풍과 함께 제주에 기록적인 폭우를 남기고 물러났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상이변이 일상화됐듯이 재해대비도 일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 길은 방제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재해예방에 예산을 쓰면 그 효과는 3~7배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재해는 한순간에 소중한 우리의 모든 것을 앗아간다. 때문에 미리 재해에 대비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김병준 정치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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