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스포츠 메카 제주 "안돼~ 메카 안돼"
입력 : 2011. 11. 29(화) 00:00
메카(Mecca)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도시로, 이슬람 세계에서의 모든 것의 중심이다. 예배를 할 때도 메카를 향해서 절하며, 일생에 한 번은 메카를 순례하는 것이 무슬림의 의무이다. 이에 비유해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의 중심에 쓰이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올 한해도 이제 12월 한달 밖에 남지 않았다. 겨울 문턱에 접어들었지만 스포츠의 현장은 여전히 뜨겁다. 축구 야구 등 실외 스포츠 대부분은 시즌을 종료하고 내년을 기약하며 팀 정비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정상의 팀(학교 포함)은 수성(守城)을 위해, 그렇지 못한 팀은 전력보강 등을 통해 재도약을 꿈꾼다. 때문에 스포츠팀들에게 겨울은 쉬는 계절이 아닌 재충전의 기회인 셈이다. 재충전의 필수조건은 동계훈련이다. 각 팀별로 동계훈련의 최적지를 찾아 떠났거나,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동계전지훈련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제주는 겨울철에도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지훈련지로 명성을 쌓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의 영광에 불과하다는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남해안에서도 강추위를 보이는 날이 많지 않아 훈련을 목적으로 찾는 팀이 늘고 있다. 더구나 이 곳에서는 제주와 비교할 수 없는 하드웨어를 내세워 선수단을 유치하고 있다. 전국 팔도가 스포츠 메카를 부르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가 내세우는 전지훈련지의 장점은 영상의 기온과 다른 지역에 비해 여유가 있는 숙박시설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그러면서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제주로 전지훈련 올 것을 권하고 있다. 좁고 낡은 시설 몇 군데를 '자랑'삼아 내놓고 있다.

이러한 형편속에서도 제주특별자치도는 2014년 제95회 전국체육대회를 유치했다. 떠안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998년 2002년에 이어 세번째 치르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장 확충에 따른 예산지원은 '찔끔'이다. 1998년 대회는 처음 개최하는 대회여서 시설 확충이 있었다. 그런데 2002년 대회는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개최로 열기가 없는 대회였고, 2014년 대회는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개최돼 다른 시·도에서 관심을 갖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에서도 제주체전엔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다.

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는 '메카'라는 단어를 스포츠나 전지훈련에 접목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라는 슬로건은 스포츠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TV프로그램 '개콘'에서 김원효가 하는 코너 '비상대책위원회'가 생각난다. "야! 안돼~" <조상윤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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