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예산타령 하면서…
입력 : 2011. 12. 13(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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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나오는게 '예산타령'이다. 지방정부가 새해 살림살이를 꾸릴 때마다 지겹게 듣는다. 이런 '엄살'도 없다. 툭하면 예산타령이니 어쩌겠는가. 홀로 자립할 수 없는 형편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런데 제주도의 내년 예산안을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다. 역설적으로 제주도의 살림살이가 이렇게 넉넉한 줄 몰랐다. 둘 중 하나가 맞을 것이다. 실제로 살림이 넘쳐나거나 예산편성이 주먹구구로 이뤄졌거나. 줄곧 재정위기가 도마에 올랐으니 문제는 후자다. 예산을 짤 때 어떤 형평을 기했는지, 선택과 집중의 원칙은 무엇인지. 중점을 뒀다는 재정 건전성은 뭘 두고 강조한 것인지 모른다.
우선 대폭 늘어난 제주도지사배 대상경주 예산부터 보자. 말들이 많다. 지난해 4억원을 편성했으나 올해는 1억원을 증액시켜 5억원으로 올려놨다. 물론 예산을 늘린 이유는 다 있을 것이다. 말산업 육성 등 기대하는 바를 모르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지나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마구 잘라버린 다른 체육행사 예산을 보면 안다.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실감난다. 지난해보다 무려 50%나 삭감됐다. 단순히 많이 깎여서가 아니다. 지원 규모 역시 비교가 안된다. 50만원짜리 행사가 수두룩하다. 전도합기도대회·전도승마대회 등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러니 '힘있는 쪽'의 행사만 늘어난다는 핀잔이 나오지. 무엇을 기준으로 했느냐는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오죽하면 제주도가 '돈줄'을 가지고 시민사회단체를 옥죄려 한다는 곱잖은 시선을 보내겠는가.
재정난을 호소하면서 편성한 예산도 한 둘이 아니다.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자마자 잔치판부터 벌이려 든다. 범도민추진위원회 유공위원 해외견학에다 우수공무원 해외연수 등에 거액의 예산이 책정됐다. 아무리 성과에 대한 보상도 좋지만 이건 아니다. 7대경관은 제주도의 언급처럼 모든 국민과 도민이 이뤄낸 결실이다. 제주도의 재정상황이 그렇게 좋은가. 가뜩이나 열악한데 긴축은 못할망정 되레 돈을 쓰지 못해 안달이다.
그런가하면 반드시 반영해야 할 국제행사 예산은 올리지도 않았다. 2009년 9월 제주 개최가 확정된 세계가정의학회 아·태학술대회다. 당장 내년 5월에 치른다. 30여개 국가에서 2500명이 참가하는 적잖은 규모의 행사다. 국제회의를 끌어오기 위해 애쓰면서 정작 유치한 행사는 내팽개치는 꼴이다. 전임 도정의 일이어서 그런가. 이해가 안된다.
이제 공은 제주도의회로 넘어갔다. 내년 예산이 합리적으로 편성됐는지,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배분됐는지 제대로 따져야 한다. 도의회가 보다 깐깐하고 철저한 예산심사가 요구되는 이유다. 도민의 세금이 허투로 쓰이거나 '쌈지돈'으로 전락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김병준 정치부국장>
그런데 제주도의 내년 예산안을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다. 역설적으로 제주도의 살림살이가 이렇게 넉넉한 줄 몰랐다. 둘 중 하나가 맞을 것이다. 실제로 살림이 넘쳐나거나 예산편성이 주먹구구로 이뤄졌거나. 줄곧 재정위기가 도마에 올랐으니 문제는 후자다. 예산을 짤 때 어떤 형평을 기했는지, 선택과 집중의 원칙은 무엇인지. 중점을 뒀다는 재정 건전성은 뭘 두고 강조한 것인지 모른다.
마구 잘라버린 다른 체육행사 예산을 보면 안다.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실감난다. 지난해보다 무려 50%나 삭감됐다. 단순히 많이 깎여서가 아니다. 지원 규모 역시 비교가 안된다. 50만원짜리 행사가 수두룩하다. 전도합기도대회·전도승마대회 등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러니 '힘있는 쪽'의 행사만 늘어난다는 핀잔이 나오지. 무엇을 기준으로 했느냐는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오죽하면 제주도가 '돈줄'을 가지고 시민사회단체를 옥죄려 한다는 곱잖은 시선을 보내겠는가.
재정난을 호소하면서 편성한 예산도 한 둘이 아니다.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자마자 잔치판부터 벌이려 든다. 범도민추진위원회 유공위원 해외견학에다 우수공무원 해외연수 등에 거액의 예산이 책정됐다. 아무리 성과에 대한 보상도 좋지만 이건 아니다. 7대경관은 제주도의 언급처럼 모든 국민과 도민이 이뤄낸 결실이다. 제주도의 재정상황이 그렇게 좋은가. 가뜩이나 열악한데 긴축은 못할망정 되레 돈을 쓰지 못해 안달이다.
그런가하면 반드시 반영해야 할 국제행사 예산은 올리지도 않았다. 2009년 9월 제주 개최가 확정된 세계가정의학회 아·태학술대회다. 당장 내년 5월에 치른다. 30여개 국가에서 2500명이 참가하는 적잖은 규모의 행사다. 국제회의를 끌어오기 위해 애쓰면서 정작 유치한 행사는 내팽개치는 꼴이다. 전임 도정의 일이어서 그런가. 이해가 안된다.
이제 공은 제주도의회로 넘어갔다. 내년 예산이 합리적으로 편성됐는지,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배분됐는지 제대로 따져야 한다. 도의회가 보다 깐깐하고 철저한 예산심사가 요구되는 이유다. 도민의 세금이 허투로 쓰이거나 '쌈지돈'으로 전락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김병준 정치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