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주愛빠지다] (1) '곱을락'공동체 김용주 씨
입력 : 2023. 05. 31(수) 00:00수정 : 2023. 06. 06(화) 14:18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4·3을 알면서 제주를 이해하게 됐어요"
곱을락 공동체 김용주 씨는 제주 '곱을락' 회원들과 함께 어반 스케치하러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나오미 센터에서 난민 어린이를 위한 그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 마을탐방 어반 스케치에 푹 빠져 생활
난민 어린이에 그림 봉사·전시 기회도 제공
전시회 수익금 센터에 기부… 난민 행복 지원

[한라일보] 최근 들어 도시의 삶보다 자연과 접하는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제주는 동경의 대상이다. 제주살이 열풍이 다소 시들해졌으나 제주는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다. 워케이션, '워라밸'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성지로 부각되고 있다. 제주살이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제주에 살고 있는 이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몇 년 전부터 남편이 자꾸 이제 섬이나 바닷가 이런 데 얘기를 하다가 어느 날 뜬금없이 제주도에 가서 살자는 거예요. 말이 좋지! 그때만 해도 저는 제주도가 진짜 굉장히 먼 곳이라고 생각해서 감히 여기 와서 살 거라 생각을 못 했거든요. 외국하고 똑같았어요. 그냥 농담이려니 했는데 그 얘기를 자꾸 하길래 그럼 제주도 가서 뭐 먹고 살려고 하느냐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집에 들어오더니 제주도 회사에 이력서를 냈다는 거예요. 경력이 없어서 어차피 떨어질 거니까 여행이나 하자 그런 심정으로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에 내려왔는데 올라가는 날 합격 통지를 받았어요."

경기도 의정부에서 40년 동안 자영업을 했던 남편을 따라 2017년 8월부터 제주살이를 시작한 김용주(60·여)씨가 '번개불에 콩 볶아 먹듯' 제주에 내려오게 된 사연이다.

그녀는 낯선 제주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제주시 평생학습센터에서 서양화를 배웠고, 현재는 '곱을락' 회원들과 함께 어반 스케치하러 다니면서 제주도 유일의 가톨릭 이주사목센터인 나오미 센터에서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어반 스케치하러 다니면서 알게된 사람들과 함께 숨겨진 것을 찾는다는 뜻으로 '곱을락'이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한 달에 한 번 마을을 탐방하면서 이야기를 발굴해 내고 책으로도 만들고 있다.

"처음에 열 명이서 시작했는데 계속해서 발전을 해 나가고 있고 1회 때는 작은 책을 하나 냈다. 이번 2회 때는 전시회도 했는데 전시회 수익금을 전할 곳을 찾다가 제주교구 나오미 센터가 연결됐다"고 했다.

나오미 센터는 구약 룻기에 나오는 시어머니 나오미처럼 제주도에 살고 있는 난민들의 행복을 찾아주는 제주도 유일의 가톨릭 이주사목센터로 어린이 공부방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처음에는 나오미 센터에 기부만 하려고 했는데 아이들하고 그림 수업을 좀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그림 공부를 시켜주었고 1년 넘게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니 정이 들게 됐다. 그 결과물을 가지고 이번에 같이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 또 이제 옆에서 아이들을 후원해 주는 사람들이 늘어 나고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1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마치려고 하자 그녀의 상의에 부착된 제주4·3추념을 상징하는 '동백꽃 배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걸 보고서는 어떤 사람이 나보고 4·3 동백꽃 배지를 어떻게 달았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제주 공부하려고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4·3을 알게 됐다. 그런 얘기를 했더니 고맙다고 자기 어머니와 아버지가 다 4·3 희생자고 그런데 이렇게 이걸 달아줘서 너무 고맙다고 그러더라고요." 제주에 와서 4·3을 알게 되면서 제주 사람을 좀 더 이해하게 됐고 제주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제주살이의 불편함에 관해 묻자 언어소통의 문제를 꺼냈다. 모임에 참석하면 제주 사투리 때문에 반밖에 못 알아듣는다고 웃어 보였다.

제주 이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거리를 제주에 와서 찾으면 안 되고 일거리를 가지고 와야 한다. 제주는 일거리가 그리 많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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