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된 듯 찾은 제주에서 일군 ‘인생 2막’ [제주愛]
입력 : 2025. 11. 05(수) 03:00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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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주愛빠지다 / 제주 이주 N년차 이야기] (17)사진 촬용가 박월 씨
무작정 찾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등에 매료돼
"하고싶은 사진 찍기 좋은 곳"… 제주살이 결정적
제주 이주 후 밤낮으로 촬영… 개인 스튜디오 ‘꿈’
무작정 찾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등에 매료돼
"하고싶은 사진 찍기 좋은 곳"… 제주살이 결정적
제주 이주 후 밤낮으로 촬영… 개인 스튜디오 ‘꿈’

박월 씨는 "제주는 사진을 찍으며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곳"이라고 했다.
[한라일보] 박월(36)씨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처음 제주를 여행했다. 쳇바퀴 굴러가듯 한 직장 생활에 잠시 여유가 생긴 31살 겨울, 그는 돌연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무 계획 없이 정처 없이 제주 이곳 저곳 돌아다니던 그는 단숨에 제주에 매료됐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에 취했고 게스트하우스와 동네 가게에서 만난 투숙객, 동네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며 그는 몸과 마음이 '힐링' 되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듬해부터는 마치 중독된 것 처럼 수시로 제주를 오갔다. 그냥 멍하니 해변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다 서울로 돌아온 날도 있었다. 박씨가 제주 이주를 결심한 시기도 이 무렵이다.
박씨는 "2020년 한 해에만 열번 이상 제주로 여행을 갔다. 다른 사람들은 이번에는 제주를 여행했느니 다음은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보자고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마냥 제주가 좋았다"며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제주가 생각나니, 이럴 바에는 제주에 아예 정착해 사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실내 인테리어를 전공한 박씨는 졸업하자마자 서울의 한 회사에 취직해 건축자재 판매 영업을 7년간 했다. 평소 붙임성이 좋아 거래처 사람과 만나는 것에 어려움을 겪진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일을 계속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 속을 맴돌았다.
제주를 수시로 오가며 이주를 꿈꾸던 2021년 10월쯤 평소 알고 지내던 도내 게스트하우스 사장으로부터 인생 2막을 열 제안을 받았다. 사진을 잘 찍으니 게스트하우스 투숙객에게 추억사진을 남겨주며 스태프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2018년부터 매주 주말 사진동호회 활동을 하고 사비를 들여 틈틈이 사진 공부를 하던 박씨에게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곳에서 할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해 12월 그는 모든 짐을 꾸리고 제주로 이주했다.
그는 제주 이주 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 웨딩 스냅 사진을 포함해 숙소, 카페, 농산물 브랜드 이미지 촬영 등을 하며 발을 넓혔다.
박씨는 "제주는 사진 일을 하기에 정말 매력적인 곳"이라며 "촬영 답사를 위해 시간 날 때마다 제주를 돌아다니는데 같은 곳이라도 빛 세기와 바람 강도에 따라 이미지가 시시각각 변한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계속 매력이 나온다. 사진 업을 삼기에 시장 전망성이 매우 밝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현재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와 독립적으로 사진 촬영 일을 하고 있다. 의뢰인들과 쌓은 인연이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져 그는 여러 방면에서 사진 일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마을 주민들과 알고 지낸 덕을 많이 봤다고 한다. 박씨는 "동네 '삼춘'들이 오늘은 여기 가서 찍어보라며 숨은 핫스폿들을 많이 추천해 주셨다"며 "평소 동네 어르신들과 말동무를 하며 친분을 쌓은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개인 스튜디오를 차리는 것이 꿈이다. 개인 스튜디오에 숙소 형태를 접목할지, 다른 사람에게도 개방하는 공용 공간으로 활용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꿈이 있어 그는 더욱 자기 일에 매진할 수 있는 듯했다.
어느덧 제주 이주 5년차인 그는 이주를 꿈꾸는 이들에게 환상에 빠지지 말되 삶의 여유는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박씨는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 대한 환상을 갖고 이주를 하는데 그럼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니 우선 '한달살이'를 해보고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무엇보다 제주의 자연을 즐길 삶의 여유를 잊지 않는다면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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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2020년 한 해에만 열번 이상 제주로 여행을 갔다. 다른 사람들은 이번에는 제주를 여행했느니 다음은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보자고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마냥 제주가 좋았다"며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제주가 생각나니, 이럴 바에는 제주에 아예 정착해 사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실내 인테리어를 전공한 박씨는 졸업하자마자 서울의 한 회사에 취직해 건축자재 판매 영업을 7년간 했다. 평소 붙임성이 좋아 거래처 사람과 만나는 것에 어려움을 겪진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일을 계속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 속을 맴돌았다.
제주를 수시로 오가며 이주를 꿈꾸던 2021년 10월쯤 평소 알고 지내던 도내 게스트하우스 사장으로부터 인생 2막을 열 제안을 받았다. 사진을 잘 찍으니 게스트하우스 투숙객에게 추억사진을 남겨주며 스태프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2018년부터 매주 주말 사진동호회 활동을 하고 사비를 들여 틈틈이 사진 공부를 하던 박씨에게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곳에서 할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해 12월 그는 모든 짐을 꾸리고 제주로 이주했다.
그는 제주 이주 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 웨딩 스냅 사진을 포함해 숙소, 카페, 농산물 브랜드 이미지 촬영 등을 하며 발을 넓혔다.
박씨는 "제주는 사진 일을 하기에 정말 매력적인 곳"이라며 "촬영 답사를 위해 시간 날 때마다 제주를 돌아다니는데 같은 곳이라도 빛 세기와 바람 강도에 따라 이미지가 시시각각 변한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계속 매력이 나온다. 사진 업을 삼기에 시장 전망성이 매우 밝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현재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와 독립적으로 사진 촬영 일을 하고 있다. 의뢰인들과 쌓은 인연이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져 그는 여러 방면에서 사진 일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마을 주민들과 알고 지낸 덕을 많이 봤다고 한다. 박씨는 "동네 '삼춘'들이 오늘은 여기 가서 찍어보라며 숨은 핫스폿들을 많이 추천해 주셨다"며 "평소 동네 어르신들과 말동무를 하며 친분을 쌓은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개인 스튜디오를 차리는 것이 꿈이다. 개인 스튜디오에 숙소 형태를 접목할지, 다른 사람에게도 개방하는 공용 공간으로 활용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꿈이 있어 그는 더욱 자기 일에 매진할 수 있는 듯했다.
어느덧 제주 이주 5년차인 그는 이주를 꿈꾸는 이들에게 환상에 빠지지 말되 삶의 여유는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박씨는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 대한 환상을 갖고 이주를 하는데 그럼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니 우선 '한달살이'를 해보고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무엇보다 제주의 자연을 즐길 삶의 여유를 잊지 않는다면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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