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일확천금은 없다… 고수익 보장 일단 경계해야”
입력 : 2025. 10. 21(화) 06:00수정 : 2025. 10. 21(화) 16:57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제80주년 경찰의 날] 제주경찰청 보이스피싱 전담1팀
‘고수익 투자’ 미끼로 30억원 갈취한 사기조직들 검거
“경찰인데 피싱범 오해받기도… 투자 광고 주의해야”
왼쪽부터 제주경찰청 보이스피싱 전담1팀 장동근 경위, 강경돈 팀장, 이상민 경사.
[한라일보] 투자회사를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30억원 넘게 가로챈 ‘투자 리딩’ 사기조직 1곳이 추가로 검거됐다. 피해자는 42명, 피해액은 10억여 원에 달한다.

제80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날로 고도화되는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도민들을 지키고자 동분서주하는 제주경찰청 형사과 강력범죄수사대 보이스피싱 전담1팀(이하 1팀)을 만나 이야기 나눴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8~9월 형법(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A조직 총책 등 16명을 검거, 이중 10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인천 일대에서 투자리딩 사기 콜센터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투자리딩 사기는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로 전화나 문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고수익·원금담보 등을 내세워 투자금을 가로채는 범행을 말한다.

이들의 범행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범행 전반을 총괄하는 총책, 범행수법 교육과 상담원 관리를 담당하는 팀장, 전화 등으로 직접 범행을 실행하는 상담원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조직은 투자회사 팀장 등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하고 “상장 예정인 코인을 구매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조직에서 만든 가짜 거래소 홈페이지 가입을 유도했다. 이어 홈페이지를 가상 자산이 피해자들에게 지급된 것처럼 조작해 투자금을 편취했다.

투자리딩 사기 조직이 만든 가짜 거래소 사이트와 범행에 사용된 멘트가 담긴 메모.
투자리딩 사기 조직이 피해자와 나눈 채팅.
A조직을 비롯해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반년 동안 1팀이 검거한 보이스피싱 사기조직은 총 5팀, 조직원은 65명이다. 이중 44명이 구속 송치됐다. 피해자는 총 97명, 피해액은 30억원이 넘는다.

강경돈 1팀장은 “경찰 인생 30년이 넘도록 마흔 명이 넘는 인원을 구속시킨 건 처음이고 제주청 차원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라면서도 “성실하고 듬직한 팀원들 덕분이다. 늘 수사에 애써주는 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보이스피싱 조직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애로사항도 토로했다.

강 팀장은 “범죄 조직 현장을 확보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있어야 현행범 체포가 된다”며 “피해자들에게 전화해 피해 사실을 알려도 오히려 보이스피싱 아니냐며 오해하고 피하는 경우다 허다하다”고 했다.

끝으로 최근 한국인 청년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캄보디아 범죄 사건들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특히 캄보디아에 취업사기로 끌려가 보이스피싱 등 범죄 조직에 가담하게 된 청년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강 팀장은 “투자리딩 사기와 캄보디아 현지 범죄의 성격은 다르지만 범죄조직이 운영되는 형태는 유사해 사건들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투자든 일자리든 단기간에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건 수사 경험 상 거의 100% 사기다. 일확천금에 혹하지 말고 SNS의 투자, 일자리 광고 등은 꼭 유의하고 경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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