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규진의 현장시선] 6·3 지방선거, 도민의 발과 길을 살리는 ‘체감형’ 교통 공약을 원한다
입력 : 2026. 05. 29(금) 01:00
송규진 hl@ihalla.com
[한라일보]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후보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저마다 제주의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지만, 정작 도민들이 하루하루 겪고 있는 '일상의 고단함'을 얼마나 깊이 들여다보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도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거창한 토목 사업이나 모호한 청사진이 아니다.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부터 직면하는 꽉 막힌 도로, 아찔한 보행 환경, 그리고 불편한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정책이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보행권 확보와 주차, 그리고 이면도로 문제다. 현재 제주는 자동차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차량은 결국 좁은 이면도로까지 점령했고, 보행자는 갓길에 세워진 차들을 피해 차도로 내몰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일상이 됐다. 무분별하게 늘어난 렌터카와 거주지 주차장 부족 현상은 단순한 주차 갈등을 넘어 이웃 간의 불화로까지 번지고 있다. 도지사 후보들은 단순히 '주차장 몇 면 신설'이라는 단편적인 숫자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보행자가 우선되는 안전한 거리 조성과 이면도로의 차량 통행 및 주차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과감한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대중교통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점검도 불가피하다.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 '버스 준공영제'는 노선의 효율성 저하와 재정 부담 가중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논란을 낳고 있다. 매년 천문학적인 보조금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정작 도민들은 불규칙한 배차 간격과 비효율적으로 꼬인 노선 탓에 자가용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뼈를 깎는 노선 개편과 버스 업체의 자구 노력 유도, 투명한 재정 관리 시스템 도입을 통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준공영제를 도민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모델로 탈바꿈시킬 명확한 복안이 필요하다.

최근 제주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버스' 도입 문제 역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면밀한 재평가가 요구된다.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걸고 야심 차게 추진된 정책이지만, 좁은 도로에서의 병목현상 우려, 기존 가로변 정류장과 혼재되며 발생하는 시민들의 극심한 혼란 등 여러 부작용이 노출되고 있다. 대중교통의 혁신도 좋지만, 그 중심에는 반드시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이 있어야 한다. 후보들은 이미 시행된 정책이라 할지라도 도민들의 쓴소리를 수렴해 문제점을 과감히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는 실용적인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도민들은 더 이상 선거철에만 반짝 등장하는 '나열식 공약'에 속지 않는다. 도지사 후보들은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출퇴근길 버스 정류장에 직접 서보고, 주차 전쟁이 벌어지는 이면도로를 걸어보며 도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체감형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보행권이 당연하게 존중받고, 주차 스트레스가 줄어들며, 대중교통만으로도 제주 구석구석을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 이번 6·3 지방선거가 제주의 고질적인 교통 현안을 해결하고 도민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진정한 전환점이 되기를 엄중히 기대한다. <송규진 제주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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