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아이낳기 좋은 세상
입력 : 2010. 07. 15(목) 00:00
이정민기자
최근 몇년간 저출산이 제주도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로 부각되며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출산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젊은 층이 줄어들고 대신 고령인구의 비중이 늘어나며 복지비용 부담 및 국방과 안보 등에서도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출산보조금 지원 등 전 사회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책이 이뤄지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다.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는 각 분야별로 저출산 극복 실천과제를 선정, 범도민적인 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해 7월 출범했다. 제주는 올 3월 열린 제1차 실무위원회의에서 올해 사업비 1억원을 활용해 결혼지원, 출산육아 지원, 돌봄서비스 등 많은 사업을 추진키로 계획을 마련했다.

이처럼 성과(실적)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진정으로 아이낳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의 개선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직장 여성(임산부)들을 '사회적인 배려'가 필요한 대상이라기보다는 '직장생활의 걸림돌'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도내에 있는 공기업 A사의 경우 여성들에게 출산휴가와 함께 마음의 부담을 같이 주는 것으로 소문이 났다. "일정기간동안 출산휴가(휴직)를 가되 복직시 이전의 자리(직책)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출산휴가 시기도 여성의 입장이 아닌 회사의 입장에서 결정이 되도록 선택을 종용하기도 한다는 말마저 나돈다.

또 공무원들 가운데 일부는 아예 대놓고 싫은 표정을 감추지 않기도 한다. 모 소방공무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항상 일정비율이 출산휴가 등으로 결원이 발생한다. 일손이 부족하다고 해서 임시직을 채용할 수도 없다. '차라리 남자로만 뽑는게 낫다'라는 생각을 할때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나마 여건이 나은 공사·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이럴진대 일반 개인업체나 영세업체는 상황이 더 나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아이를 2~3명 이상 낳고 싶어할까.

아이낳기 좋은 세상이란 낳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세상이기도 하지만 우선, 아이를 임신한 여성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는 세상이다. 당국이 건강관리, 돌보미, 서명운동 등은 생각하지만 이런 부분은 간과하는 것 같아 하는 말이다.<이정민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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