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치졸한 감사권 싸움
입력 : 2010. 10. 21(목) 00:00
위영석기자
지난 2008년 있었던 감사위원회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간의 일선학교 감사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양측의 지리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학교 자율성 침해와 교육자치를 내세워 감사위원회의 일선 학교 감사가 부당하다면서 이번 주부터 이뤄지고 있는 학교감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감사위원회는 일선 학교에 대한 감사권한이 엄연하게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 보장돼 있고 도교육청은 물론 일선 학교에 대해서도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맞서고 있다. 물론 교육의 자율성은 지켜져야 하지만 교육은 교육자가 아니면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천상천하 유아독존'과 같은 존재는 분명 아니라는 점이다.

제주교육은 돈선거로 인해 전국적으로 오욕을 치렀고 그후에는 각종 비리로 인해 청렴도 꼴찌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지금도 납품비리로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자체감사만을 고집한다면 그들만의 아집으로 밖에 보여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최근 교육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학부모 단체에 이어 일선 학교 교장까지 나서 감사위원회의 감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교육의 자율성을 외치는 교육계가 과연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그리고 우리 자녀들에게 보여줘야 할 행태인지 궁금하다. 어린 세대보다 먼저 나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면 좀 더 성숙하게 협의하고 토론하고 심사숙고해야한다. 어떻게 일선 학교교장까지 나서서 타당성을 제쳐두고 적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감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할 수 있나. 과연 준법정신을 가르쳐야 할 교육자들의 행동인지 의심스럽다.

지금의 감사권한 문제는 양측이 한발씩 양보하면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감사위원회가 일선학교 직접 감사에서 대행감사로 양보한 만큼 교육계에서도 권한만 틀어쥐려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교육계에서 우려하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는 도교육청에서 담당 직원을 파견해서 해결하면 된다. 그래야 자라나는 세대에게 양보와 타협, 그리고 상생이라는 교훈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 치졸한 싸움을 그만 끝내야 될 때가 된 듯하다.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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