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갈림길 놓인 '아이 좋은 학교'
입력 : 2010. 11. 25(목) 00:00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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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의 다른 이름은 '아이(i)- 좋은 학교'다. 아이들이 좋은 학교, '나'(I)가 좋은 학교, '아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좋은 학교라는 뜻을 두루 담고 있다. 거기다 international(국제적인), imaginative(창의력이 풍부한), interesting(즐거운)의 의미도 뒀다.
2007년부터 운영된 제주형 자율학교. '제주특별자치도만이 갖는 국내 유일의 혁신적인 학교 형태'인 자율학교를 두고 이즈음 논란이 거세다. 엊그제까지 진행된 제주도의회의 제주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자율학교를 놓고 말이 많았다. 어느 도의원은 자율학교를 두고 "실패작"이라고 못박았다.
1기(2007~2008년)와 2기(2009~2010년) 자율학교에 연속 지정된 9개교에 대해 3기가 시작되는 내년부터 특별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게 발단이 됐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이미 2년전 공문을 보내 그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하지만 학부모들이 술렁이는 등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번 일은 1기 지정 학교의 사례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운영 방향을 놓고 고민해야 한다. 자율학교가 자칫 예산 규모에 따라 생존 여부가 갈리는 '아이 좋은 학교'로 고정될 수 있어서다.
제주도특별법에 근거한 자율학교는 학교장에게 다양한 자율권이 부여된다. 교원의 임용이나 소속 교원의 전보유예 요청, 교육과정의 자율 운영, 학기와 수업 일수, 학년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의 정수와 비율, 국내외에서 출판된 도서 사용, 학생 선발을 위한 다양한 전형 방법 적용 등 '혁신적 교육 실험'을 꾀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학교장도 일정한 교육 경력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공모 가능하다.
현재 25곳에 이르는 자율학교에서 이같은 자율권을 누리고 있는지에 대해선 따져봐야 한다. 2기 자율학교가 1기 학교를 따라배우면서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은 더러 '특별'한 빛이 바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소규모 학교는 자율학교 운영에 따른 업무 부담을 호소한다.
자율학교가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운영 방식 개선에 눈길을 돌려야 할 것이다. 알맹이는 허술한 채 외양만 치장해서는 자율학교가 지속되기 어렵다. 질좋은 사교육을 공교육안으로 끌어들여 '반짝 예산'을 투입하는 것으론 자율학교의 경쟁력이 없다.
도교육청은 2014년까지 모두 합쳐 60곳을 자율학교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율학교의 참모습은 1기 학교의 예산 지원이 끊기는 내년부터 드러날 것 같다.
<진선희 사회교육부 차장>
1기(2007~2008년)와 2기(2009~2010년) 자율학교에 연속 지정된 9개교에 대해 3기가 시작되는 내년부터 특별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게 발단이 됐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이미 2년전 공문을 보내 그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하지만 학부모들이 술렁이는 등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번 일은 1기 지정 학교의 사례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운영 방향을 놓고 고민해야 한다. 자율학교가 자칫 예산 규모에 따라 생존 여부가 갈리는 '아이 좋은 학교'로 고정될 수 있어서다.
제주도특별법에 근거한 자율학교는 학교장에게 다양한 자율권이 부여된다. 교원의 임용이나 소속 교원의 전보유예 요청, 교육과정의 자율 운영, 학기와 수업 일수, 학년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의 정수와 비율, 국내외에서 출판된 도서 사용, 학생 선발을 위한 다양한 전형 방법 적용 등 '혁신적 교육 실험'을 꾀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학교장도 일정한 교육 경력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공모 가능하다.
현재 25곳에 이르는 자율학교에서 이같은 자율권을 누리고 있는지에 대해선 따져봐야 한다. 2기 자율학교가 1기 학교를 따라배우면서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은 더러 '특별'한 빛이 바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소규모 학교는 자율학교 운영에 따른 업무 부담을 호소한다.
자율학교가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운영 방식 개선에 눈길을 돌려야 할 것이다. 알맹이는 허술한 채 외양만 치장해서는 자율학교가 지속되기 어렵다. 질좋은 사교육을 공교육안으로 끌어들여 '반짝 예산'을 투입하는 것으론 자율학교의 경쟁력이 없다.
도교육청은 2014년까지 모두 합쳐 60곳을 자율학교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율학교의 참모습은 1기 학교의 예산 지원이 끊기는 내년부터 드러날 것 같다.
<진선희 사회교육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