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다만 조금 아쉬울 뿐
입력 : 2012. 01. 12(목) 00:00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청년 취업 확대를 위해 직접 현장에 나섰다.

우근민 지사는 지난 10일 제주 이전기업인 (주)넥슨네트웍스와 (주)KTCS모바일고객지원센터를 찾아 청년 채용 확대 등을 요청했다. 우 지사는 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주도가 나서서 필요인력에 대한 모집 및 기본교육을 시행하고 해당 기업이 채용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가 원하는 기본적인 교육을 제주도가 맡겠다는 이야기다.

제주자치도가 이보다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우 지사는 이달중 모두 12개 업체를 방문한다. 12개 업체는 각 대학으로부터 제출받은 청년 선호기업이라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청년 선호기업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우 지사가 기업들을 방문하는 계획에 청년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는 빠진 듯한 느낌이다.

우 지사는 2010년 5월 지사 후보시절 "당선되면"이라는 단서를 달고 청년실업 희망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내 중소기업 등을 지원해 매년 2만명씩 일자리를 갖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시 우 지사는 선거유세에서 청년(대학생)들의 어깨에 올라타면서 젊은층과의 유대가 돈독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당선된 이후 2만명이 일자리를 가졌는지, 그들과의 관계가 끈끈하게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다. 도지사로 취임한 2010년 6월 이후 지금까지 대학생 혹은 청년 실업자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었을까. 선거운동을 하며 '무등까지 탔던 때'를 생각한다면 대학 등록금, 학자금 대출·지원, 취업 등 젊은이들의 문제를 가지고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리가 벌써 마련됐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우 지사가 청년 취업을 위해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기업 현장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도 어느 도서관 한 귀퉁이에 앉아 열심히 공부-취업 준비-중인 청년 구직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말을 먼저 들어봤어야 하지 않았을까. 도정을 이끌며 조직관리에 바쁜 도지사의 행보에 딴지를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선거유세장에 있었던 한 사람으로서 조금 아쉬울 뿐이다.

<이정민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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