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명품 농업은 있는데 명품 제주시는?
입력 : 2012. 04. 17(화) 00:00
취임 100일을 맞은 김상오 제주시장이 지난주 그간의 소회와 시정운영 방향을 털어놨다. 신임 기관·단체장들이 으레껏 거치는 100일 회견이지만 농업 전문가에서 행정가로 변신한 김 시장의 이력 탓에 더 관심이 쏠렸던 게 사실이다.

김 시장은 우선 제주농협과 업무협약을 통해 5월부터 '수요자 중심의 농업대학' 운영과 수출유망작물의 전략적 육성을 강조했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수입개방에 대응한 1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취임 후 줄곧 강조했던 부분이다. 김 시장은 또 원도심 도시계획도로 정비와 신규 국고보조사업 발굴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의 100일 회견을 놓고 '농업 전문가답다'는 평가와 함께 '43만 제주시의 수장이 내놓은 비전 치고는 아쉽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무한개방시대 위기의 제주농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농업정책엔 공들인 반면 명품 제주시를 위한 도시행정을 '어떻게' 꾸려나가겠다는 구상은 부족했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김 시장은 제주시 옛도심 활성화와 관련해 제주시의 밑그림은 없고 제주도의 정책만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제주도가 움직이는 방향대로'를 강조하면서 행정시장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

제주시의 민감한 현안인 신규 쓰레기매립장 후보지나 시민복지타운내 옛 시청사 부지에 대한 투자유치와 관련해선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 이 두 사업과 관련한 공모가 김 시장 취임 후 이뤄졌는데도 말이다.

김 시장은 평소 클린(Clean) 제주시, 친절 행정, 공직자의 봉사 참여를 유난히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취임 100일 회견에서도 역시 청소행정을 빼놓지 않았고, 살수차량을 이용해 주요 도로변 물청소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1차산업·청소행정과 관련해선 힘있게 말하면서도 그 외의 정책과 관련해선 지나치게 신중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말만 그럴싸하게 쏟아내면서 실천전략이 없는 전시행정도 안되지만 새로운 변화의 정책을 두려워하는 소극정책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제주시정의 수장인 시장의 행보가 조용해서일까? 제주시는 각종 행사나 시책 홍보와 관련해서도 소극적인 모습이다. 활기넘치는 제주시정이 아쉽다. <문미숙 사회교육부 차장>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091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25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