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백년지대계 이끌 수장 선택을
입력 : 2014. 03. 05(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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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대구에서는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 쪽에서는 담장을 쌓고, 다른 쪽에서는 담장을 열심히 허무는 중 이다.
대구교육청은 지난해 33개 학교를 끝으로 지역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담장 쌓기를 완료했다. 올해에도 개방성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각급 학교의 담장을 고쳐 간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거꾸로 담장 허물기에 열심이다. 지난해에만 4억5000여만원을 들여 개인 및 공공기관의 담장을 허물었다.
대구교육청이 담장을 다시 쌓는 이유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다. 외부인들이 무분별하게 학교를 드나들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생각한다. 일선 학교들은 두 손을 들고 반기는 분위기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여긴다. 대구교육단체총연합회 또한 "학교를 안전한 배움터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담장이 필요하다"며 교육청의 입장을 두둔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몇년 전 서울 및 수도권 30개 초·중·고등학교의 안전 수준을 점검한 적이 있다. 점검 결과 '우수' 등급을 받은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보통'이 2곳, '미흡'이 15곳, '매우 미흡'은 13곳에 달했다. 서구 선진국에서 널리 활용하는 '범죄 예방을 위한 환경설계(CPTED)' 관점에서 살펴본 결과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도 바로 무분별한 담장 허물기였다.
제주지역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몇 년 전 한 국회의원이 담장이 없는 초등학교의 방범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실태를 가늠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제주지역 29개 초등학교 가운데 절반 가량에는 건물외부를 살필 수 있는 CCTV조차 없었다. 나머지도 1~2대가 고작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최근 '학생보호 및 학교안전 표준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교내에서 반드시 출입증을 패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또 관리인력에 의해 출입증이 확인된 경우에 한해 교내 출입을 허가토록 했다.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도 확대한다.
일선 학교들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가이드라인은 '학교의 장이 지정한 인력이, 지정된 장소에서 출입증 발급 업무를 수행'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학교에는 출입증 발급 업무를 수행할 경비실이 없다. 경비실이 있는 학교는 전체 187곳 가운데 35곳이 전부다. 행정실로 찾아가서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하는 현재의 상황에선 선언적 의미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담장이 없는 학교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백년은 고사하고 십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 결과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벌써부터 적잖은 인사들이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데 이어 얼굴·이름 알리기에 열심이다. 교사·교수에서부터 교육청 고위간부, 대학총장·부총장에 이르기까지 경력·직위도 다양하다. 나름의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다. 먼 장래를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라는 의미다. 시류에 영합하거나, 좁은 안목으로 계획을 세우는 일을 경계함이기도 하다.
미래를 보는 혜안과 묵묵히 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교육감을 뽑아야 하는 이유다. <현영종 사회문화부장>
대구교육청은 지난해 33개 학교를 끝으로 지역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담장 쌓기를 완료했다. 올해에도 개방성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각급 학교의 담장을 고쳐 간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거꾸로 담장 허물기에 열심이다. 지난해에만 4억5000여만원을 들여 개인 및 공공기관의 담장을 허물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몇년 전 서울 및 수도권 30개 초·중·고등학교의 안전 수준을 점검한 적이 있다. 점검 결과 '우수' 등급을 받은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보통'이 2곳, '미흡'이 15곳, '매우 미흡'은 13곳에 달했다. 서구 선진국에서 널리 활용하는 '범죄 예방을 위한 환경설계(CPTED)' 관점에서 살펴본 결과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도 바로 무분별한 담장 허물기였다.
제주지역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몇 년 전 한 국회의원이 담장이 없는 초등학교의 방범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실태를 가늠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제주지역 29개 초등학교 가운데 절반 가량에는 건물외부를 살필 수 있는 CCTV조차 없었다. 나머지도 1~2대가 고작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최근 '학생보호 및 학교안전 표준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교내에서 반드시 출입증을 패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또 관리인력에 의해 출입증이 확인된 경우에 한해 교내 출입을 허가토록 했다.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도 확대한다.
일선 학교들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가이드라인은 '학교의 장이 지정한 인력이, 지정된 장소에서 출입증 발급 업무를 수행'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학교에는 출입증 발급 업무를 수행할 경비실이 없다. 경비실이 있는 학교는 전체 187곳 가운데 35곳이 전부다. 행정실로 찾아가서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하는 현재의 상황에선 선언적 의미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담장이 없는 학교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백년은 고사하고 십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 결과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벌써부터 적잖은 인사들이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데 이어 얼굴·이름 알리기에 열심이다. 교사·교수에서부터 교육청 고위간부, 대학총장·부총장에 이르기까지 경력·직위도 다양하다. 나름의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다. 먼 장래를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라는 의미다. 시류에 영합하거나, 좁은 안목으로 계획을 세우는 일을 경계함이기도 하다.
미래를 보는 혜안과 묵묵히 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교육감을 뽑아야 하는 이유다. <현영종 사회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