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지의 백록담] ‘탈제주’ 경고음
입력 : 2025. 11. 24(월) 04:00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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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지난해 제주에서는 전출이 전입을 앞지르며 3361명이 순유출됐다.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순유출로 전환된 2023년(1687명)에 비해, 불과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제주지역 순유출 인구는 3785명. 이미 작년 한 해 전체 순유출 규모를 넘어섰다. 연말까지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누적 순유출 인구는 1984년(4202명) 이후 41년 만에 다시 400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누가' 떠나고 있느냐다. 제주 이탈의 중심에는 젊은 층이 서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순유출 인구의 절반이 넘는 1954명(51.6%)이 20대였다. 2013년까지 20대는 전출 인구가 전입 인구를 웃돌았지만 제주이주 열풍으로 1만명 넘는 인구가 순유입됐던 2014년에는 20대 인구도 404명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제주이주 열풍이 사그라지고, 취업·주거 여건 악화 등 현실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2019년 다시 순유출로 전환됐다. 이후 이탈 규모는 해마다 확대되는 추세로, 청년층의 이탈 속도가 심상치 않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10대 인구 이동 흐름도 비슷하다. 올 3분기까지 10대 순유출 인구는 1032명에 이른다.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떠받칠 핵심 세대인 10~2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인구층이 동시에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더 나은 일자리, 덜 부담스러운 주거비, 삶의 방향을 다시 찾기 위한 선택 등 제주를 떠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인구의 자연감소도 가속화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제주 인구는 해마다 2000명 넘게 자연증가했지만, 이제는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해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1년(-501명) 처음 자연감소로 전환된 이후 감소 폭은 2022년 -1207명, 2023년 -1455명, 2024년 -1746명으로 매해 커지고 있다.
5년 넘게 유지되던 제주 주민등록 인구 67만명 선은 올해 1월 붕괴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0월 말 기준 20%에 육박해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달 제주지역 평균연령은 45.2세로 1년 전(44.6세)에 비해 0.6세 상승했다. 아이 울음소리는 줄어들고, 청년은 떠나고, 고령화는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 현재 제주의 인구 지형이다.
그럼에도 제주에 남아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곳곳에서 작은 생태계를 구축하며 미래를 그려가는 청년들이 있다. 이들의 이야기가 확장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제도와 지원 체계를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다듬어야 한다. 머물고자 하는 이들의 이유가 조금씩 더 늘어나고, 동시에 '제주에 머물 이유'를 촘촘하게 쌓아갈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져나갈 필요가 있다. 일상에서 체감하는 약한 고리들을 실질적으로 보완해 나가며 정책이 현실과 체감에서 동떨어지지 않도록 그 간극을 꾸준히 좁혀 나가야 한다. <오은지 경제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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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제주지역 순유출 인구는 3785명. 이미 작년 한 해 전체 순유출 규모를 넘어섰다. 연말까지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누적 순유출 인구는 1984년(4202명) 이후 41년 만에 다시 400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10대 인구 이동 흐름도 비슷하다. 올 3분기까지 10대 순유출 인구는 1032명에 이른다.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떠받칠 핵심 세대인 10~2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인구층이 동시에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더 나은 일자리, 덜 부담스러운 주거비, 삶의 방향을 다시 찾기 위한 선택 등 제주를 떠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인구의 자연감소도 가속화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제주 인구는 해마다 2000명 넘게 자연증가했지만, 이제는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해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1년(-501명) 처음 자연감소로 전환된 이후 감소 폭은 2022년 -1207명, 2023년 -1455명, 2024년 -1746명으로 매해 커지고 있다.
5년 넘게 유지되던 제주 주민등록 인구 67만명 선은 올해 1월 붕괴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0월 말 기준 20%에 육박해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달 제주지역 평균연령은 45.2세로 1년 전(44.6세)에 비해 0.6세 상승했다. 아이 울음소리는 줄어들고, 청년은 떠나고, 고령화는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 현재 제주의 인구 지형이다.
그럼에도 제주에 남아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곳곳에서 작은 생태계를 구축하며 미래를 그려가는 청년들이 있다. 이들의 이야기가 확장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제도와 지원 체계를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다듬어야 한다. 머물고자 하는 이들의 이유가 조금씩 더 늘어나고, 동시에 '제주에 머물 이유'를 촘촘하게 쌓아갈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져나갈 필요가 있다. 일상에서 체감하는 약한 고리들을 실질적으로 보완해 나가며 정책이 현실과 체감에서 동떨어지지 않도록 그 간극을 꾸준히 좁혀 나가야 한다. <오은지 경제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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