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소금의 치명적 유혹에서 탈출하기
입력 : 2014. 03. 19(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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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같은 존재가 되라는 말이 있다. 겉으론 잘 드러나지 않지만 어디에나 잘 녹아드는 활력소같은 존재를 의미하는 말일 게다. 소금은 예부터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고, 소금이 화폐 대신 오가기도 했다. 로마시대에는 병사들에게 소금을 월급으로 주었을 정도다.
우리네 식문화에서도 소금간이 없다면 음식을 먹는 일 자체가 고역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 귀한 대접을 받던 소금이 오늘날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우리몸의 수분을 조절하는 필수 성분의 하나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는 게 문제가 된 것이다. 외식 횟수가 잦고,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1일 나트륨 평균 섭취량은 4583㎎(2012년 기준)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 2000㎎에 비해 배 이상 많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할 경우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걸리기 쉬워 국민의료비 증가로 이어지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고혈압 등 7대 만성질환으로 인한 우리국민들의 연간 진료비가 10조원을 넘어 전체 진료비의 27%를 차지하고, 나트륨 하루 섭취량을 3000㎎으로 줄이면 연간 의료비가 3조원 절감될 것으로 추산된다는 보고도 있다.
이처럼 나트륨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해지면서 지자체별로 시민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입맛 바꾸기 작전에 나섰다. 제주에서도 최근 나트륨 줄이기 운동이 시작됐다. 제주시가 이달 초 나트륨줄이기추진본부를 구성하고, 외식업중앙회 회원 500여명이 참여해 제주시민 나트륨 줄이기 선포식도 가졌다. 나트륨줄이기 추진본부는 앞으로 저나트륨 조리법 개발과 지원, 제주대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와 제주시교육지원청과 특성화된 교육·홍보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다. 또 지난해 7군데를 지정한 나트륨줄이기 건강음식점을 7월까지 30여곳으로 늘려, 주기적으로 주 메뉴에 대한 염도 분석을 통한 평가와 영양·조리 관련 기술자문단을 구성해 현장맞춤기술 지원도 한다. 집단급식소에서도 주 1회 소금줄인 점심 먹는 날도 지정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하반기 '나트륨 저감화 종합대책 2020'을 발표하고, 후속대책으로 올 1월 페이스북 '짠돌이 짠순이'를 개설해 매일 두 차례 나트륨 관련 정보와 게임, 저염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시도 지난해 3월부터 나트륨 줄이기 운동을 시작, 외식 관계자 5000여명에 대한 저염 조리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짭쪼름한 음식을 즐기던 사람들이 그동안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아직 짠 맛에 덜 길들여진 어릴 적부터 싱겁게 먹는 식습관이 자리잡도록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등에서의 관심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또 건강한 사회를 위해 외식업계 관계자들의 공감대 형성과 나트륨 함량 표시 지원과 현장교육, 나트륨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에 대한 정부차원의 건강 가이드라인 제시 등 할 일이 적잖아 보인다. 핀란드는 23년간 나트륨 섭취를 30% 이상 줄여 국민의 기대수명을 5년 늘렸고, 일본과 영국도 최근 10년에 걸쳐 나트륨 섭취를 10~20% 줄여 국민건강 증진에 효과를 봤다고 한다. 나트륨 줄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예다.
구구팔팔(99세까지 팔팔하게)을 꿈꾸는 이 시대, 소금의 치명적인 유혹을 떨쳐내고 더 건강해지는 쉽지 않은 일에 한 번 도전장을 던져보시라. <문미숙 편집부장>
나트륨을 과다 섭취할 경우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걸리기 쉬워 국민의료비 증가로 이어지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고혈압 등 7대 만성질환으로 인한 우리국민들의 연간 진료비가 10조원을 넘어 전체 진료비의 27%를 차지하고, 나트륨 하루 섭취량을 3000㎎으로 줄이면 연간 의료비가 3조원 절감될 것으로 추산된다는 보고도 있다.
이처럼 나트륨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해지면서 지자체별로 시민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입맛 바꾸기 작전에 나섰다. 제주에서도 최근 나트륨 줄이기 운동이 시작됐다. 제주시가 이달 초 나트륨줄이기추진본부를 구성하고, 외식업중앙회 회원 500여명이 참여해 제주시민 나트륨 줄이기 선포식도 가졌다. 나트륨줄이기 추진본부는 앞으로 저나트륨 조리법 개발과 지원, 제주대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와 제주시교육지원청과 특성화된 교육·홍보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다. 또 지난해 7군데를 지정한 나트륨줄이기 건강음식점을 7월까지 30여곳으로 늘려, 주기적으로 주 메뉴에 대한 염도 분석을 통한 평가와 영양·조리 관련 기술자문단을 구성해 현장맞춤기술 지원도 한다. 집단급식소에서도 주 1회 소금줄인 점심 먹는 날도 지정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하반기 '나트륨 저감화 종합대책 2020'을 발표하고, 후속대책으로 올 1월 페이스북 '짠돌이 짠순이'를 개설해 매일 두 차례 나트륨 관련 정보와 게임, 저염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시도 지난해 3월부터 나트륨 줄이기 운동을 시작, 외식 관계자 5000여명에 대한 저염 조리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짭쪼름한 음식을 즐기던 사람들이 그동안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아직 짠 맛에 덜 길들여진 어릴 적부터 싱겁게 먹는 식습관이 자리잡도록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등에서의 관심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또 건강한 사회를 위해 외식업계 관계자들의 공감대 형성과 나트륨 함량 표시 지원과 현장교육, 나트륨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에 대한 정부차원의 건강 가이드라인 제시 등 할 일이 적잖아 보인다. 핀란드는 23년간 나트륨 섭취를 30% 이상 줄여 국민의 기대수명을 5년 늘렸고, 일본과 영국도 최근 10년에 걸쳐 나트륨 섭취를 10~20% 줄여 국민건강 증진에 효과를 봤다고 한다. 나트륨 줄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예다.
구구팔팔(99세까지 팔팔하게)을 꿈꾸는 이 시대, 소금의 치명적인 유혹을 떨쳐내고 더 건강해지는 쉽지 않은 일에 한 번 도전장을 던져보시라. <문미숙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