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31개 의료기관 25일부터 수술실 CCTV 가동
입력 : 2023. 09. 22(금) 10:56수정 : 2023. 09. 25(월) 14:22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환자 요청 시 수술 장면 촬영해 최소 30일 이상 보관해야
응급 수술 등 6가지 예외 상황 해당할 때 촬영 거부 가능
의사협회 반발 여전 직업 수행 자유 침해 헌법소원 제기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제주지역 30여곳 의료기관이 25일부터 환자가 요구할 경우 수술 장면을 폐쇄회로(CC)TV로 촬영한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의료기관 중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대상은 총 31곳이다.

31곳 중 6곳은 제주대학교병원, 한라병원과 같은 종합병원급이고, 나머지 25곳은 성형외과 혹은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의 진료 과목을 갖춘 일반 병·의원급이다.

이들 31곳은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으로,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오는 25일까지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

제주도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앞두고 이들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곳 모두 25일부터 CCTV 설치·가동에 동의했다. 31곳 의료기관은 중 16곳은 정부 지원을 얻어, 나머지 15곳은 자체 예산으로 HD급 이상의 화질을 갖춘 CCTV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부터 전신마취로 수술을 받는 환자들은 수술 장면 촬영을 요구할 수 있다. 의료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최대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수술 영상 정보는 최소 30일 이상, 열람 대장은 최소 3년 이상 보관해야 한다.

다만 환자 측의 요구가 있더라도 6가지 예외 상황에 해당하면 CCTV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 촬영을 거부할 수 있는 6가지 예외 상황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응급환자 수술 ▷생명에 위협이 되거나 신체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 수술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진료질병군 수술 ▷전공의 수련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수술직전 촬영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경우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 사유로 촬영이 불가한 경우 등이다.

제주도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시행 이후 각 의료기관을 상대로 운영 지침 준수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각 의료기관들이 내부 관리 계획 수립해 CCTV를 운용하고 있는지,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암호를 설정했는지, 또 무단 삭제를 막기 위해 기록이 남도록 보관하고 있는지 등을 살필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가 시행되지만 의료계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 제도가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수술실 CCTV 의무화 조항이 직업수행의 자유, 인격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지난 5일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수술실 CCTV 의무화 대상인 도내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헌법 소원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의료법 개정안 시행으로 어쩔수 없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따르고 있지만, 영상을 보관·관리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자금 사정이 열악한 소규모 의원급 병원의 경우 수술실 운영을 포기하는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은 2016년 안면 윤곽수술을 받던 도중 과다출혈로 사망한 故 권대희 씨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유족 측이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자리를 뜬 사이 과다출혈이 발생했지만 대신 자리를 지키던 간호조무사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의료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유령수술' 을 막기 위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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