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의 백록담] 중부공원 사업자의 계략에 놀아난 제주시
입력 : 2024. 03. 04(월) 00:00수정 : 2024. 03. 04(월) 21:12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는 1인당 근로소득이 3577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반면 제주지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12월 기준 ㎡당 780만1000원으로 전국에서 서울(1059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제주에서 근로자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아파트를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제주 직장인들이 20년 동안 돈 한푼 쓰지 않고 월급을 모아야 7억원 짜리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내 첫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민간 아파트(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 분양가에 도민들의 이목이 쏠렸다.

이번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 아파트 평균 분양가 결정은 한마디로 사업자의 치밀한 계략과 제주시의 무능함이 빚어낸 합작품이었다.

제주시는 지난 1월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 아파트 평균 분양가를 3.3㎡당 2424만원으로 결정했다. 이 같은 분양가는 제주지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인 3.3㎡당 2574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이며, 사업자의 이익도 당초 7%에서 4.3%로 160억원 줄였다.

이것만을 놓고 보면 대부분 사람은 제주시를 '협상의 달인'으로 평가했을 것이다. 사업자의 이익을 줄이면서 적정 분양가를 도출했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을 보고 받은 오영훈 제주지사도 뿌듯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파트 평균 분양가와 사업자의 이익을 줄인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업자의 치밀한 계략과 제주시의 무능함이 더해진 결과물임을 알 수 있다.

우선 전국에서 추진 중인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인 경우 지역의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를 적용하지 않고 주변 아파트 시세를 적용해 분양가 산출에 참고하고 있다.

제주도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비싸기로 전국에서 소문난 영어교육도시와 노형·연동을 다 집어넣은 시세이다. 그 시세의 평균 가격으로 적용해서 제주시가 분양가를 관리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또 사업자는 당초 이익을 7%에서 4.3%로 160억원을 줄였다고 하지만, 아파트 지하 주차장과 지하 피트 공간을 오픈시켜 연면적에 포함되도록 설계해 210여억 원의 추가 이익을 얻게 됐다. 요즘은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아파트 지하층의 불필요한 공간은 피트로 설계해 건축 면적에서 제외하고 있지만 중부공원 사업자는 불필요한 지하층 면적을 공사 면적에 넣어 추가 수익을 확보한 것이다.

지난달부터 분양에 들어간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는 발코니 무상 확장과 계약금 일부 무이자 변경 등 약 170억원 상당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3.3㎡ 당 69만원을 할인해 주는 것으로 추후 나머지 중도금까지 무이자로 적용한다면 대략 400억원의 무상 지원이 예상된다. 이는 오영훈 제주지사가 당초 구상했던 3.3㎡ 당 2200만원대로 분양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제주시는 현재 또 다른 민간 특례사업인 제주시 오등봉도시공원 민간 특례개발사업의 공공주택 분양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마추어 시정'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고대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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