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민의 한라시론] 제주 공공기관, 지속가능한 성장을 향한 준비
입력 : 2026. 01. 15(목) 01:00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한라일보] 지역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지금 중요한 전환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새로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도정 핵심사업인 AI·에너지·우주 등 미래 신산업의 확산은 공공기관의 역할과 운영 방식 전반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업 영역과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조직과 인력 운영은 여전히 과거 전통산업과 사업 중심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중장기적인 미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일부 사업에서는 한시적 조직이나 계약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사업 종료 이후 성과 관리와 노하우 축적이 쉽지 않은 구조가 반복될 수 있는 우려를 갖고 있다. 직급 구조의 불균형, 세대·성별 구성 변화에 대한 대응 부족 역시 조직 운영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개별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공공기관 전반이 공통적으로 마주하고 있는 과제라 할 수 있다.

최근 지방출자·출연기관을 둘러싼 정책 환경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기관의 설립 목적과 핵심 임무를 중심으로 기능을 재정립하고, 유사·중복 기능을 완화하며, 인사·조직·예산 운영의 합리성을 높이려는 요구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는 기관을 단순히 관리·통제하기 위한 접근이라기보다는 제한된 자원 속에서 각 기관이 본연의 역할을 더욱 안정적으로 수행하도록 돕기 위한 방향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공기관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규모의 확대'보다는 '운영 방식의 성숙'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업과 기능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기획-수행-관리-성과로 이어지는 역할을 보다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책임과 협업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대형 국책사업이나 융복합 사업의 경우에도 부서 간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유연한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 이는 특정 부서나 개인에게 업무가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인력 운영 측면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준비가 요구된다. 정규직 중심의 인력 기반을 점진적으로 보완하고, 조직의 허리가 되는 중간 직급의 역할을 강화해 사업 기획과 관리 역량이 조직 내부에 안정적으로 축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임금피크제의 합리적 재설계, 성별·세대 균형을 고려한 인력 관리, 세대 혼합형 프로젝트 운영과 지식 이전 체계 구축은 개인의 경험을 조직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공공기관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차분히 점검하고, 사람과 일이 조화를 이루는 구조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성장의 출발점이다. 중장기적 시야로 조직과 인력을 바라보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간다면, 지역사회와 도민의 신뢰 속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빠른 변화가 아니라, 흔들림 없는 준비에서 시작된다. <손성민 제주테크노파크 인재경영팀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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