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지정과 준비] ① 제주대학교병원 “5·10년 후 제주의료의 변화 희망… 도민과 함께 노력”
입력 : 2026. 03. 30(월) 03:00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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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기준 충족 위해 “부족한 부분 면밀히 확인”
"전문 의료진·분야별 진료팀 강화… 수도권 병원급 역량"
"도내 병·의원들과 협력체계 혁신적으로 바꾸어 나갈 것"
"전문 의료진·분야별 진료팀 강화… 수도권 병원급 역량"
"도내 병·의원들과 협력체계 혁신적으로 바꾸어 나갈 것"

/사진=한라일보DB
[한라일보] 제주의 오랜 숙원인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가 제주만의 독립된 진료 권역을 만들기로 결정해서다. 올해 6월 제주를 서울 진료권역에서 분리하는 내용의 개정 고시를 예고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도내에서는 제주대학교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병원이 바라보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의 의미와 지정 신청을 위한 계획을 두 차례에 나눠 담아본다.
2월말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한 제주권역 분리가 결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이제는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이 필요하고, 도내 종합병원들도 상급종합병원 지정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를 전제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제도는 1989년 전국민의료보험 시행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대한민국 의료보장제도와 같이 갈 중요한 기둥 중 하나이다.
상급종합병원 제도의 의미는 첫째, 일정 지역에서 그 지역에서 발생하는 중증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장비를 집중해 보유하고 운영하는 자격을 갖춘 병원을 지정하는 것이다. 일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환자는 그 지역에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89년에 27개 종합병원이 지정됐는데, 그들 중 10개 병원은 현재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제외됐다. 그만큼 상급종합병원 자격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둘째, 3년마다 재지정하는 방식을 통해서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을 일정 시기의 상황에 맞게 변화시켜 우리나라 종합병원의 질적 수준을 향상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의료가 이만큼 발전해 온 과정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된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 이용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 응급실 이용에 제한은 없지만, 어떤 질환으로 외래를 처음 이용하고자 할 때 동네 의원이나 다른 병원에서 진료한 의사가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담은 진료의뢰서가 있어야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외래 진료 시에는 본인이 부담하는 진료비가 다소 늘어나도록 제도화돼 있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을 지켜보며 제주대학교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운영을 위한 준비에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우선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충족여부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둘째, 육지부 상급종합병원에 걸맞은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전문 의료진 충원과 각 진료 분야별 진료팀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젊은 의사들이 필수 진료과를 기피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최근 의료대란으로 전문의 배출이 중단돼 어려움이 있지만 우선순위를 설정해 순차적으로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의사들뿐 아니라 간호사, 의료기사 등도 충원이 필요하다. 도민들이 서울 대형병원과 제주대학교병원 중 선택을 고민할 때 그 고민의 내용을 바꾸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셋째, 도내 병의원들과 진료협력체계를 혁신적으로 바꾸어 나갈 계획이다. 도내 병의원에서 진료의뢰를 받은 환자 진료가 신속하게 이뤄지고, 진료 후 결과와 함께 환자 회송이 적절히 이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고, 다른 상급종합병원을 벤치마킹하면서 바꿔야 할 병원 업무 프로세스를 확인하고 있다.
넷째,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제주대학교병원을 이용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접점에서 준비하고 변해야 할 것들을 확인하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통상 상급종합병원 지정 발표가 12월 말에 이뤄진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발표 후 보름도 안 돼 상급종합병원 체계로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바꾸고 대비해야 할 것이 많이 있다. 제주대학교병원을 이용하는 도민들의 혼선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
도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대해서 찬성하고 기대하는 의견뿐만 아니라 일각에서 걱정과 우려도 제기되는 것을 알고 있다.
첫째는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때 늘어나는 본인부담금 문제이다. 병원 이용은 외래진료, 입원진료, 응급실진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입원진료와 응급실 진료 본인부담금 증가는 미미하다고 할 수 있는 데 반해 외래진료 시에는 일정한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암, 심장병, 뇌졸중, 중증외상, 중증화상 같은 중증질환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할 때 입원과 외래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5%에 불과하며, 신부전 등 중증질환이나 희귀질환의 경우 입원과 외래 모두 본인부담률이 10%에 불과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할 필요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체감하는 본인부담 비용 상승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현재도 제주대학교병원을 이용하는 분들 중에서 경증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은 많지 않다. 그리고 타 지역에서 새로 상급종합병원을 지정받은 사례들이 있는데 그들 모두 환자 부담 증가로 인해 문제가 되거나 이슈가 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진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을 바로 진료하도록 하는 게 더 우선이라는 고민은 갖고 있다.
둘째는 기존 종합병원이 상급종합병원이 되면서 2차 종합병원 공백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다. 제주도 내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제주대학교병원이나 한라병원을 찾는 환자들 대부분은 제주도민이고, 그 환자들 대부분이 일정 수준 이상의 중증도를 갖고 있는 분들이다. 두 병원 모두 상급종합병원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것은 이미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준하는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어떤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다고 하더라도 제주도내 병원 생태계에서 2차 종합병원 공백이 발생할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간 만사에,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5년, 10년 후 제주의료의 변화를 희망하면서 제주도민들과 함께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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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국명 제주대학교병원장 |
상급종합병원 제도의 의미는 첫째, 일정 지역에서 그 지역에서 발생하는 중증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장비를 집중해 보유하고 운영하는 자격을 갖춘 병원을 지정하는 것이다. 일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환자는 그 지역에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89년에 27개 종합병원이 지정됐는데, 그들 중 10개 병원은 현재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제외됐다. 그만큼 상급종합병원 자격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둘째, 3년마다 재지정하는 방식을 통해서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을 일정 시기의 상황에 맞게 변화시켜 우리나라 종합병원의 질적 수준을 향상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의료가 이만큼 발전해 온 과정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된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 이용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 응급실 이용에 제한은 없지만, 어떤 질환으로 외래를 처음 이용하고자 할 때 동네 의원이나 다른 병원에서 진료한 의사가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담은 진료의뢰서가 있어야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외래 진료 시에는 본인이 부담하는 진료비가 다소 늘어나도록 제도화돼 있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을 지켜보며 제주대학교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운영을 위한 준비에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우선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충족여부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둘째, 육지부 상급종합병원에 걸맞은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전문 의료진 충원과 각 진료 분야별 진료팀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젊은 의사들이 필수 진료과를 기피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최근 의료대란으로 전문의 배출이 중단돼 어려움이 있지만 우선순위를 설정해 순차적으로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의사들뿐 아니라 간호사, 의료기사 등도 충원이 필요하다. 도민들이 서울 대형병원과 제주대학교병원 중 선택을 고민할 때 그 고민의 내용을 바꾸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셋째, 도내 병의원들과 진료협력체계를 혁신적으로 바꾸어 나갈 계획이다. 도내 병의원에서 진료의뢰를 받은 환자 진료가 신속하게 이뤄지고, 진료 후 결과와 함께 환자 회송이 적절히 이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고, 다른 상급종합병원을 벤치마킹하면서 바꿔야 할 병원 업무 프로세스를 확인하고 있다.
넷째,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제주대학교병원을 이용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접점에서 준비하고 변해야 할 것들을 확인하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통상 상급종합병원 지정 발표가 12월 말에 이뤄진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발표 후 보름도 안 돼 상급종합병원 체계로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바꾸고 대비해야 할 것이 많이 있다. 제주대학교병원을 이용하는 도민들의 혼선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
도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대해서 찬성하고 기대하는 의견뿐만 아니라 일각에서 걱정과 우려도 제기되는 것을 알고 있다.
첫째는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때 늘어나는 본인부담금 문제이다. 병원 이용은 외래진료, 입원진료, 응급실진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입원진료와 응급실 진료 본인부담금 증가는 미미하다고 할 수 있는 데 반해 외래진료 시에는 일정한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암, 심장병, 뇌졸중, 중증외상, 중증화상 같은 중증질환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할 때 입원과 외래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5%에 불과하며, 신부전 등 중증질환이나 희귀질환의 경우 입원과 외래 모두 본인부담률이 10%에 불과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할 필요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체감하는 본인부담 비용 상승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현재도 제주대학교병원을 이용하는 분들 중에서 경증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은 많지 않다. 그리고 타 지역에서 새로 상급종합병원을 지정받은 사례들이 있는데 그들 모두 환자 부담 증가로 인해 문제가 되거나 이슈가 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진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을 바로 진료하도록 하는 게 더 우선이라는 고민은 갖고 있다.
둘째는 기존 종합병원이 상급종합병원이 되면서 2차 종합병원 공백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다. 제주도 내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제주대학교병원이나 한라병원을 찾는 환자들 대부분은 제주도민이고, 그 환자들 대부분이 일정 수준 이상의 중증도를 갖고 있는 분들이다. 두 병원 모두 상급종합병원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것은 이미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준하는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어떤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다고 하더라도 제주도내 병원 생태계에서 2차 종합병원 공백이 발생할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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