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비 오면 느낄 수 있는 제주의 또 다른 매력
입력 : 2026. 07. 03(금) 03:00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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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에 진면목’ 사려니숲길·비자림… 자연이 주는 몽환
‘보기 힘든 손님’ 엉또폭포, 폭우가 만들어내는 웅장함
골라가는 박물관·미술관… 뛰놀고 싶다면 실내액티비티
‘보기 힘든 손님’ 엉또폭포, 폭우가 만들어내는 웅장함
골라가는 박물관·미술관… 뛰놀고 싶다면 실내액티비티

비 온 뒤 흙내음과 피톤치드가 인상적인 사려니숲길. /사진=한라일보DB
[한라일보] 유난히도 시원한 올여름, 매년 늦지 않던 손님이 이제야 찾아왔다. 제주에도 부슬비 내리는 장마가 시작된 것이다. 뜨거운 태양, 무더위와 함께 성수기가 시작되는 7월이지만 도민과 관광객들은 흐린 하늘에 퍽 당황스럽다. 하지만 괜찮다. 제주에는 비가 내려도, 아니 비가 내려야만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우중충한 지금이 오히려 제주의 또 다른 감성을 누릴 기회다. 장마철 가기에 좋은 곳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ㅣ '몽환적인 분위기' 사려니숲길
제주의 비경 중 하나인 사려니숲길은 삼나무를 비롯해 졸참나무·서어나무·때죽나무·편백나무 등 다양한 수종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비 오는 날 차분하게 깔리는 안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신성한 숲'이란 뜻을 지닌 '사려니'에 걸맞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물이 잘 빠지는 화산송이가 많아 비가 와도 길이 질척거리지 않는다. 특히 비를 맞으면 이 화산송이가 평소보다 더욱 붉어지고 흙내음을 진하게 뿜어낸다. 여기에 삼나무 향이 더해져 상쾌하면서도 아련한 기분을 자아낸다.
무장애 데크길과 화산송이길을 걸을 수 있는 붉은오름 출입구에서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운영시간 오전9시~오후5시. 입장료 무료. 비자림로 출입구=제주시 봉개동 교래리 산 137-1, 붉은오름 출입구=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158-4.
ㅣ 감각을 깨우는 천년의 숲 비자림
비 오는 날의 비자림은 우리의 감각을 기분 좋게 자극한다. 화산송이의 적색과 물머금은 이끼, 비자나무의 녹색이 적록대비를 이룬다. 사려니숲길보다도 화산송이가 촘촘히 차 있어 걸을 때마다 사각거리는 느낌과 소리가 좋다. 비자나무에서 나오는 향긋한 피톤치드가 청량한 숨골의 공기와 만나 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다.
비자림엔 500~800년생 비자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잎들이 비를 막아줘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니 걷기엔 최적이다. 비자나무뿐만 아니라 풍란, 콩짜개란, 비자란 등 희귀난과 식물들이 자생한다. 지저귀는 새소리까지 더해지니 산림욕의 정수라 할 수 있다.
비자림 산책로는 A코스와 B코스가 있다. B코스는 다소 거친 돌멩이길이 포함돼 있으니 여건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면 되겠다. A코스는 2.2㎞ 정도로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운영시간 오전9시~오후7시, 입장료 유료. 제주시 구좌읍 비자숲길 55.
ㅣ 폭우가 반가워지는 엉또폭포
부푼 마음으로 놀러갈랬더니 폭우가 내린다면? 오히려 좋다. 여러분은 숨은 비경 엉또폭포를 접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해발 200m 악근천 중류에 위치한 엉또폭포는 물이 잘 빠지는 현무암 지질의 영향까지 더해져 ‘영 보기 힘든 손님’이다. 산간 지역에 70㎜ 이상의 폭우가 내려야만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희소성만큼이나 장관을 이룬다. 압도적인 유량이 50m 높이에서 떨어지는데 그 경관과 소리의 웅장함이 도내 다른 폭포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엉또폭포는 찾아가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비가 그치면 얼마 안 가 물줄기가 약해지기 때문에 비를 맞으며 찾는 이도 많다. 탐방로는 전반적으로 잘 조성 돼 있지만, 땅이 젖은 만큼 미끄럼 방지가 되는 신발을 챙기는 게 좋겠다. 운영시간 오전9시~오후6시, 입장료 무료. 서귀포시 엉또로 104.
ㅣ 쉼이 있는 박물관·미술관으로
비를 직접 맞으며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 사색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우선 제주에 대해 알고 싶다면 국립제주박물관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을 추천한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도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도의 민속과 자연, 자연사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관광지로서가 아닌, 삶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온 터전으로서의 제주를 느끼고 싶다면 두 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현재 국립제주박물관에는 '찰나의 영원, 제주를 담다-고(故) 김영갑 작가 기증 사진전'이, 민속자연사박물관에는 '뜻을 품은 그림 민화' 특별전시가 진행 중이다.
제주도립미술관은 마치 섬 제주를 모던하게 형상화한 듯 얕은 물 위에 떠있다. 제주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상설 전시는 물론 다양한 기획 전시도 이뤄지고 있다. 물론 세계 미술과 현대 미술도 다루고 있어, 제주에서 시작해 세계로 나아가고자하는 방향성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우주목(宇宙木)' 야외 전시와, 묻혀 있던 여성의 삶과 사유를 조명한 '경계 위의 그녀' 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다.
도립 미술관으로서 김창열미술관과 그 옆의 제주현대미술관, 서귀포 이중섭미술관도 저마다 고유한 주제를 담고 있다.
이외에도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넥슨뮤지엄, 본태박물관, 포도(PODO)뮤지엄, 빛의 벙커, 아르떼뮤지엄 등 개성과 감성이 넘치는 테마 박물관·미술관이 많으니 취향에 따라 골라 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ㅣ 비가 와도 뛰놀고 싶다면 실내 액티비티로
아이들을 비롯해 비가 와도 넘치는 에너지를 분출하고 싶은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럴 때 적합한 실내 액티비티 장소들이 있다.
'다이나믹 메이즈'는 '화산섬의 비밀'을 테마로 만들어진 스포츠 미로 테마파크다. 여기에 더해 ▷실내 스포츠 게임을 구비한 '981파크' ▷오락실과 레이저 서버이벌을 즐길 수 있는 '액트몬' ▷TV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포맷을 가져온 '런닝맨 제주점' ▷남녀노소 실제 권총을 쏴볼 수 있는 '제주실탄사격장' 등을 찾는다면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제주에 와서 맑은 날씨만 이어졌다면, 그것은 제주의 절반만 경험해본 것이라 할 수 있다. 비 내리는 제주는 분명히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날씨가 흐리다면 실망하지 말고 그때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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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몽환적인 분위기' 사려니숲길
제주의 비경 중 하나인 사려니숲길은 삼나무를 비롯해 졸참나무·서어나무·때죽나무·편백나무 등 다양한 수종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비 오는 날 차분하게 깔리는 안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신성한 숲'이란 뜻을 지닌 '사려니'에 걸맞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물이 잘 빠지는 화산송이가 많아 비가 와도 길이 질척거리지 않는다. 특히 비를 맞으면 이 화산송이가 평소보다 더욱 붉어지고 흙내음을 진하게 뿜어낸다. 여기에 삼나무 향이 더해져 상쾌하면서도 아련한 기분을 자아낸다.
무장애 데크길과 화산송이길을 걸을 수 있는 붉은오름 출입구에서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운영시간 오전9시~오후5시. 입장료 무료. 비자림로 출입구=제주시 봉개동 교래리 산 137-1, 붉은오름 출입구=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158-4.
ㅣ 감각을 깨우는 천년의 숲 비자림
비 오는 날의 비자림은 우리의 감각을 기분 좋게 자극한다. 화산송이의 적색과 물머금은 이끼, 비자나무의 녹색이 적록대비를 이룬다. 사려니숲길보다도 화산송이가 촘촘히 차 있어 걸을 때마다 사각거리는 느낌과 소리가 좋다. 비자나무에서 나오는 향긋한 피톤치드가 청량한 숨골의 공기와 만나 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다.
비자림엔 500~800년생 비자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잎들이 비를 막아줘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니 걷기엔 최적이다. 비자나무뿐만 아니라 풍란, 콩짜개란, 비자란 등 희귀난과 식물들이 자생한다. 지저귀는 새소리까지 더해지니 산림욕의 정수라 할 수 있다.
비자림 산책로는 A코스와 B코스가 있다. B코스는 다소 거친 돌멩이길이 포함돼 있으니 여건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면 되겠다. A코스는 2.2㎞ 정도로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운영시간 오전9시~오후7시, 입장료 유료. 제주시 구좌읍 비자숲길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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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많이 내려야만 볼 수 있는 엉또폭포./사진=한라일보DB |
ㅣ 폭우가 반가워지는 엉또폭포
부푼 마음으로 놀러갈랬더니 폭우가 내린다면? 오히려 좋다. 여러분은 숨은 비경 엉또폭포를 접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해발 200m 악근천 중류에 위치한 엉또폭포는 물이 잘 빠지는 현무암 지질의 영향까지 더해져 ‘영 보기 힘든 손님’이다. 산간 지역에 70㎜ 이상의 폭우가 내려야만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희소성만큼이나 장관을 이룬다. 압도적인 유량이 50m 높이에서 떨어지는데 그 경관과 소리의 웅장함이 도내 다른 폭포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엉또폭포는 찾아가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비가 그치면 얼마 안 가 물줄기가 약해지기 때문에 비를 맞으며 찾는 이도 많다. 탐방로는 전반적으로 잘 조성 돼 있지만, 땅이 젖은 만큼 미끄럼 방지가 되는 신발을 챙기는 게 좋겠다. 운영시간 오전9시~오후6시, 입장료 무료. 서귀포시 엉또로 104.
ㅣ 쉼이 있는 박물관·미술관으로
비를 직접 맞으며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 사색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우선 제주에 대해 알고 싶다면 국립제주박물관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을 추천한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도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도의 민속과 자연, 자연사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관광지로서가 아닌, 삶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온 터전으로서의 제주를 느끼고 싶다면 두 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현재 국립제주박물관에는 '찰나의 영원, 제주를 담다-고(故) 김영갑 작가 기증 사진전'이, 민속자연사박물관에는 '뜻을 품은 그림 민화' 특별전시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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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경계 위의 그녀' 기획전. |
도립 미술관으로서 김창열미술관과 그 옆의 제주현대미술관, 서귀포 이중섭미술관도 저마다 고유한 주제를 담고 있다.
이외에도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넥슨뮤지엄, 본태박물관, 포도(PODO)뮤지엄, 빛의 벙커, 아르떼뮤지엄 등 개성과 감성이 넘치는 테마 박물관·미술관이 많으니 취향에 따라 골라 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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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민속·자연을 다룬 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관광공사 제공 |
ㅣ 비가 와도 뛰놀고 싶다면 실내 액티비티로
아이들을 비롯해 비가 와도 넘치는 에너지를 분출하고 싶은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럴 때 적합한 실내 액티비티 장소들이 있다.
'다이나믹 메이즈'는 '화산섬의 비밀'을 테마로 만들어진 스포츠 미로 테마파크다. 여기에 더해 ▷실내 스포츠 게임을 구비한 '981파크' ▷오락실과 레이저 서버이벌을 즐길 수 있는 '액트몬' ▷TV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포맷을 가져온 '런닝맨 제주점' ▷남녀노소 실제 권총을 쏴볼 수 있는 '제주실탄사격장' 등을 찾는다면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제주에 와서 맑은 날씨만 이어졌다면, 그것은 제주의 절반만 경험해본 것이라 할 수 있다. 비 내리는 제주는 분명히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날씨가 흐리다면 실망하지 말고 그때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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