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민과의 약속,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입력 : 2026. 07. 13(월) 00:00
[한라일보] 위성곤 제주지사가 6·3 지방선거 당시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제주농수산물유통공사와 도민투자공사 설립을 사실상 철회했다. 당선 이후 공사 설립 대신 별도 기구 설립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 경쟁 후보는 조직 비대화와 재정 부담을 우려하며 공기업 설립에 반대했으나 위 지사는 농산물 가격 안정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필수 정책이라며 공약을 고수했다. 이러한 강력한 추진 의지는 농민을 비롯한 도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큰 동력이었다.

물론 공약이 집권 이후의 현실적 여건과 제도적 제약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는 있다. 예상치 못한 정부 정책의 변화나 법률 개정, 혹은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 부담 등으로 추진이 불가능하다면, 계획을 수정하거나 철회하는 것 역시 책임 있는 행정이다.

하지만 공약 발표 당시와 비교해 현재의 정책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핵심 공약을 취임 직후 사실상 철회한 것은 도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이는 결국 공약들이 충분한 사전 검토와 현실성 검증 없이 오직 표를 얻기 위해 급조된 유권자 기만용 공약이었음을 스스로 방증하는 셈이다.

더욱이 앞으로도 공약 철회가 반복된다면 도정에 대한 신뢰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불가피하게 공약을 철회해야 한다면 도민들에게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공약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도민과의 약속을 존중하는 도정의 기본 자세다. 도민과의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도정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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