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은의 한라칼럼] 바다를 살려야
입력 : 2026. 08. 25(화) 03:00
김성은 hl@ihalla.com
[한라일보] 제주도의 인구와 땅은 우리나라 전체의 1.3%와 1.84%에 불과하나, 제주 해역이 영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5%에 달한다. 제주도의 가치가 바다에 있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예이다. 역사적, 문화적으로 살펴보더라도 제주인은 섬을 배경으로 해민(海民)으로서 살아왔다. 칠성굿이며, 잠녀(潛女)라든가 탐라선이 그런 예들이다. 무역선의 뱃주인이었던 여성 CEO 김만덕을 배출할 수 있었던 것도 바다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학창 시절 종종 불렀던 '제주도의 노래'를 보면, '한라의 장한 기상 바다로 뻗고'로 시작하며, 2절에는 구체적으로 '넓푸른 바다에는 풍부한 어장'과 '끝없는 수산자원 개발하여 풍요로운 제주도를 만들어내자'라고 해 제주의 정체성이 바다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제주 바다의 현실은 어떠한가? 그야말로 참담하다. 바다의 사막화라는 백화현상이 광범위하게 진행돼 매우 심각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대책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다루기엔 너무 벅차거나 장기간이 소요되어 도내 정치인들의 재임기간 중에는 도저히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 아닐까. 바다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이 아니라, 도민과 도정, 도의회, 시민단체가 함께 지혜를 모아 장·중·단기별 대책을 마련하고 일관성 있게 꾸준히 추진해야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백화현상을 초래한 원인들은 다양하다. 과다한 비료 사용, 생활하수의 바다 유입, 육상 양식장들의 잘못된 해수 사용 관행, 일부이지만 파급효과는 엄청나게 큰 양돈장들의 분뇨 배출 등이다. 이처럼 원인이 다양한 만큼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한번 세계지도를 거꾸로 보자. 그러면 제주도는 우리나라의 해양 전초기지가 된다. 이를 염두에 두고, 리더십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제주를 해양수산업의 거점으로 조성해야 한다. 해양 레저산업을 키우고,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국제적 수준의 친환경 마리나(Marina)를 조성하여 해양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수산업 발전을 위해 해양수산연구원의 기능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을 많이 보강했으면 좋겠다. 기후변화에 따라 바다가 이미 아열대에 진입한 점을 고려해서 대만이나 동남아지역과 인적 교류 및 국제회의 개최 등을 통해 열대 어류 및 수산업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를 제주 산업 육성에 적극 활용해 보기 바란다.

더불어, 도내 해양과학대학이라든가 해양레저학과를 적극 육성해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인력 인프라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해양수산업 육성을 이들 젊은이들의 취업과 연계시킨다면 그 실효성은 더욱 확보될 것이다. 무엇보다,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도 바다를 되살려야 한다. 덤으로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것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은 전 제주도 국제관계대사·전 브루나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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