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4·3교과서, 교육청 침묵 말아야
입력 : 2011. 05. 26(목) 00:00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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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이 교육계에 드리운 피해는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시 학교 건물이 불에 타거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학살터가 됐다. 그같은 사연을 안은 곳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있지만 4·3은 그들에게 먼 이야기다.
초등학교 5·6학년용 사회교과서에는 4·3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 중학교 국사교과서는 '4·3사건이 일어났다'처럼 한 두 줄로 쓰여있다. 검정교과서를 채택해 쓰는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나 '한국사'는 그보다 낫지만 여전히 빈약하다. 아이들이 적지않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4·3은 '닫힌 역사'다.
제주4·3평화재단이 4·3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해 성인용 제주4·3자료집인 '4·3의 진실'을 내놓은 마당에 초·중·고 교과서는 '보다 쉽게'는 커녕 '바른 정보'도 제공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유사 사건으로 거론되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이나 대만 2·28사건은 어떤가. 광주는 4·3과 비교할 때 초·중·고 교과서에 제법 넉넉하게 반영되어 있다. 대만도 2·28사건을 문화사 교과서에 실었다. 특히 광주 5·18기념재단은 2008년 초등학생용, 중·고등학생용 2종의 '5·18민주화운동' 인정교과서를 개발해 이듬해부터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다행히 제주도와 제주4·3사업소는 최근 4·3교과서 표준안 마련 작업을 진행중이다. 과거사 청산의 모범 선례로 꼽히는 4·3사건을 초·중·고 교과서에 바로 수록함으로써 전국화의 토대를 만들자는 뜻에서다. 6월~7월 두차례 공청회를 시작으로 교과부, 국정도서사회편찬위원회, 검정교과서협회,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 등에 반영 요청 문서를 보내는 등 절차를 밟아 빠르면 2012년부터 교과서에 표준안을 담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표준안 마련을 계기로 4·3교과서 제작에도 눈길을 돌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온전한 교과서가 있다면 교육시수를 확보하거나 주변의 눈치보며 4·3수업을 하는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교육청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해본다. 당장 4·3교과서 표준안 작업부터 4·3사업소와의 협의만이 아니라 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도교육청은 기회있을 때마다 '화해와 상생의 제주4·3교육 내실'을 강조해왔다. 미래 세대의 중요한 가치인 평화와 인권을 교육하는 일에 4·3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도교육청은 이번 작업에 뒷짐지는 듯한 모습을 벗어나 교과부 등에 4·3교과서 표준안 채택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 <진선희 사회교육부 차장>
초등학교 5·6학년용 사회교과서에는 4·3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 중학교 국사교과서는 '4·3사건이 일어났다'처럼 한 두 줄로 쓰여있다. 검정교과서를 채택해 쓰는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나 '한국사'는 그보다 낫지만 여전히 빈약하다. 아이들이 적지않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4·3은 '닫힌 역사'다.
다행히 제주도와 제주4·3사업소는 최근 4·3교과서 표준안 마련 작업을 진행중이다. 과거사 청산의 모범 선례로 꼽히는 4·3사건을 초·중·고 교과서에 바로 수록함으로써 전국화의 토대를 만들자는 뜻에서다. 6월~7월 두차례 공청회를 시작으로 교과부, 국정도서사회편찬위원회, 검정교과서협회,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 등에 반영 요청 문서를 보내는 등 절차를 밟아 빠르면 2012년부터 교과서에 표준안을 담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표준안 마련을 계기로 4·3교과서 제작에도 눈길을 돌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온전한 교과서가 있다면 교육시수를 확보하거나 주변의 눈치보며 4·3수업을 하는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교육청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해본다. 당장 4·3교과서 표준안 작업부터 4·3사업소와의 협의만이 아니라 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도교육청은 기회있을 때마다 '화해와 상생의 제주4·3교육 내실'을 강조해왔다. 미래 세대의 중요한 가치인 평화와 인권을 교육하는 일에 4·3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도교육청은 이번 작업에 뒷짐지는 듯한 모습을 벗어나 교과부 등에 4·3교과서 표준안 채택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 <진선희 사회교육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