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투자에 인색한 도내 관광업계
입력 : 2012. 02. 16(목) 00:00
지난해 제주관광시장은 870여만명의 관광객이 제주섬을 찾으면서 역대 최대 활황세를 보였다. 올해는 1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1000만 달성 성패는 제주관광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관광객을 모객하는 업계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도내 관광업계의 보편적 행태를 보면 '1000만 관광객' 달성은 욕심으로 비춰진다

무엇보다 제주관광업계의 문제점은 자치단체 의존도가 심하다는데 있다.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자기 돈은 들이지 않은 채 지원만 받고자 하는 욕심이다.

실례로 지난해 도관광협회는 제주도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상품판매를 위한 광고비를 지원한 바 있다. 조건은 일정 부분 자부담원칙이 적용됐다. 하지만 도내 수백 곳의 여행업체중 관심을 보인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업체당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 방침을 밝혔지만 실제 서류를 접수해 심사를 받은 곳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당초 예상과 달리 저조한 참여에 사업비가 남아 돌았다.

최근 도관광협회가 도내 사설관광지를 대상으로 안내문 외국어표기지원사업을 진행중이다. 이 사업 또한 일부 자부담 원칙을 적용했다. 업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사업임에도 도관광협회가 일일이 사업취지를 설명하며 접수를 유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자부담원칙을 동반하지 않는 지원사업엔 요건만 갖춰지면 덤벼든다.

자부담 원칙 지원사업에 대한 참여 미흡은 투자에 대한 인색함이 저변에 깔려있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을 일으킨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지만 자기 돈이 들어간다면 주저하는 게 현재 제주관광업계의 실상이다.

얼마 전 제주항공 관계자와 관광기자들간 점심 간담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제주항공은 주3회 운항하는 제주~오사카 노선을 매일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탑승률은 제주항공 노선 중 취악임에도 공격적 경영 방침을 피력했다. 불황일 때 투자는 장기적 측면에서 오히려 더욱 많은 이득을 올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고 덧붙인 부분은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업체가 많다는 현실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1000만 유치를 내세운 도내 업계의 소극적 행보가 아쉬워진다. <김성훈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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