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가을, 달리자
입력 : 2012. 10. 31(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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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알아보는데는 한참이나 걸렸다. 10년의 세월이 흐르기는 했지만 그는 너무 많이 변해 있었다. 키 172㎝에 몸무게 83㎏. 결혼을 하고나더니 대책없이 불어나는 몸. 줄담배에 연일 폭음(暴飮). 10년전 내 친구는 그랬다. 친구는 서울에 있는 친척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러 간다며 훌쩍 제주를 떠났다. 그 이후로는 만남을 갖지 못했다. '내 코가 석자'인지라 "잘 살고 있겠지"하며 연락도 안하고 지냈다. 그도 바빴는지 연락이 없었다. 그를 지난 추석연휴 때 만났다. 꼭 10년만의 만남이다. 휴대폰으로 살아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약속장소로 갔더니 '몸짱' 중년남성이 나를 반겼다. 내 이름을 부르며 악수를 청했다. 나는 악수를 하면서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한참을 뚫어지게 보고 나서야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탄탄한 몸에 잘 정돈된 자세. 10년전 모습과는 영 딴판이었다. 술에 찌들었던 얼굴은 탱탱했고 불룩 튀어나왔던 '똥배'는 쏙 들어가 있었다. 엉덩이도 위로 바짝 올라간 게 '예술'이었다. 궁금했다. 다시 제주에 내려와 살고 있다고 했다. 서울에 가서도 줄담배에 폭음은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몸에 이상신호가 왔고 얼마간 병원신세를 진 뒤 살아야 겠다는 생각에 마라톤을 시작했다고 한다. 5년전의 일이라고 한다. 마라톤에 빠지면서 담배는 끊었고 술은 가끔한다고 했다. 서울지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대회는 빠지지 않고 참석했고 풀코스도 3번이나 도전해 모두 완주했다고 한다. 이제는 달리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 할 정도라니 거의 중독 수준이다. 그렇게 10년만에 내 앞에 나타난 친구는 마라톤 마니아가 되어 있었다.
찬란하게 풍요로운 가을, 아름다운 도시 서귀포에서 도내 최고·최대의 달림이축제가 펼쳐진다. 오는 11월1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출발해 1호광장과 효돈·위미, 남원농협 하나로마트 앞 사가로를 돌아오는 코스에서 열리는 2012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다. 올해로 10회째를 맞고 있는 대회는 지난해까지는 제주시에서 개최됐다. 올해부터는 감귤 주산지인 서귀포시에서 열린다.
마라톤코스는 대한육상경기연맹에서 공인한 코스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지난달 서귀포시 현지에서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 코스에 대한 공인 실측을 실시했다. 실측은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출발해 1㎞ 지점 기본포인트를 시작으로 5㎞, 10㎞, 하프, 풀코스 반환점 등에 대해 이뤄졌다. 도심을 가로 지르는 코스에는 걸매생태공원·솜반천 등의 명소가 자리잡고 있다. 시 외곽으로 벗어나면 감귤원이 달림이들을 맞이한다. 서귀포의 아름다운 풍경과 가을 햇살에 노랗게 물든 감귤 향기를 맘껏 느낄 수 있다. 감귤은 11월이 가장 잘 익을 때라 코스를 달리며 보는 노란 물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출발지점인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는 풍성한 먹을거리와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이제 마라톤은 건강의 화두(話頭)다. 마라톤에 푹 빠진 후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마니아들이 많다. 5㎞, 10㎞라도 좋다. 청명한 이 가을,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건강을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10년만에 나타나 나를 깜짝 놀라게 했던 내 친구도 달린다.
<한국현 제2사회부장>
마라톤코스는 대한육상경기연맹에서 공인한 코스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지난달 서귀포시 현지에서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 코스에 대한 공인 실측을 실시했다. 실측은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출발해 1㎞ 지점 기본포인트를 시작으로 5㎞, 10㎞, 하프, 풀코스 반환점 등에 대해 이뤄졌다. 도심을 가로 지르는 코스에는 걸매생태공원·솜반천 등의 명소가 자리잡고 있다. 시 외곽으로 벗어나면 감귤원이 달림이들을 맞이한다. 서귀포의 아름다운 풍경과 가을 햇살에 노랗게 물든 감귤 향기를 맘껏 느낄 수 있다. 감귤은 11월이 가장 잘 익을 때라 코스를 달리며 보는 노란 물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출발지점인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는 풍성한 먹을거리와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이제 마라톤은 건강의 화두(話頭)다. 마라톤에 푹 빠진 후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마니아들이 많다. 5㎞, 10㎞라도 좋다. 청명한 이 가을,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건강을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10년만에 나타나 나를 깜짝 놀라게 했던 내 친구도 달린다.
<한국현 제2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