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인 생 길'
입력 : 2012. 11. 14(수) 00:00
사람은 한 평생 누구나 다른 여러 갈래 길을 걷는다. 매사마다 지나치게 아등바등 덤벼드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가지 일(길)에 온 인생을 건 '수도자'의 모습같은 대입 수험생도 있다.

최근 대학수능을 치른 수험생과 대선 정국에서 후보캠프마다 '줄대기'에 바쁜 지역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사람에 따라 '같은 듯 너무 다른' 인생 길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난 8일 일제히 치러진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제주지역 7300여명의 수험생들이 예년과 다름없이 응시했다.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 오랜 시간 쏟아온 각고의 노력들이 한 번의 수능을 통해 발휘되고, 그 수능성적을 통해 수험생의 인생길을 좌우한다고 믿어온 지 오랜 현실에서 매우 버거운 순간들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제 갓 성인의 길로 들어서는 수험생들은 세상에 너무도 다양한 삶의 길들이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 한 두번의 실패는 오히려 인생을 알차게 가꾸어 주는 영양소로 작용한다는 믿음 말이다.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살아가는 기복(起伏)이 심한 행로가 인생길이라 했다. 다양하고 험한 한 평생 길에서 수 많은 관문중에 하나를 지났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다음달 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일을 30여일 앞두고 각 후보캠프마다에는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몰려들고 있다. 전직 도지사에서부터 도의장, 대학총장, 도청 국장, 언론인, 기업인 등 지역사회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이 대선 캠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들 나름대로 일정기간 공직·정치 경험과 자신의 비전을 정책에 반영하거나 (정당인으로서)지지세 확산을 통해 선거에 도움을 주려는 이도 있지만 적지않은 사람들이 선거정국에 '줄서기'를 한 후 후사를 도모하려는 인사들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간 정치적 성향이 오락가락한 인사는 물론 선거 때마다 후보캠프에 이름을 올리는 사람 등이 여기에 속한다.

오죽하면 벌써부터 어느 대선캠프 주변에선 사람만 득시글거릴 뿐 실속없다는 얘기들이 나돌 정도라고 한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사고, 과거 누린 '영화(榮華)'를 한 번 더 누리고자 하는 심사 등이 아니냐는 혹평마져 쏟아지는 형국이다.

이쯤되면 오래전부터 회자되어온 '지역사회에 어른이 없다'는 얘기가 수긍이 가고도 남는다.

주변을 둘러보면 눈에 불을 켜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현실속에서 최소한의 보람이라도 느낄만한 인생길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힘 빼세요, 힘." 골프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듣는 잔소리 중 하나가 이 말이다. 클럽을 잡은 초보자의 어깨에는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마음을 비우고, 어깨에서 힘을 빼다 보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조언이다.

우리 사회 일부 인사이긴 하지만 힘 빼야 할 시기에 힘 빼지 않고, 더 욕심으로 채우려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발전'은 요원하다. <김기현 경제부장>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091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ϴ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