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흑룡만리 제주밭담' 내셔널 트러스트
입력 : 2013. 04. 17(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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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령 북아일랜드의 해안에 위치한 '자이언츠 코즈웨이'는 지구상에서 규모면에서나 경관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주상절리대이다. 규모면에서 비교할 순 없지만 제주의 대포 지삿개 주상절리대를 연상시킨다. 자이언츠 코즈웨이는 해안을 따라 뻗은 100여m 높이의 현무암질의 절벽을 따라 약 4만여개의 주상절리가 바닷가에 늘어서 있다. 주상절리만을 갖고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는 세계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이 곳의 관리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바로 국민신탁, 공공신탁운동인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이다. 1960년대초 민간단체인 북아일랜드 '내셔널 트러스트'는 훼손위기에 놓인 이 곳 주상절리대를 회원들의 기금으로 통째로 사들여 관리 운영중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홋카이도 동북쪽 '시레토코'반도는 일본판 내셔널 트러스트운동의 대명사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은 2005년 7월 일본에서는 세번째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지역이다.
시레토코의 마을인 '샤리쵸'는 1970년대와 1980년대 들어 두차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그 하나가 1970년대 불어닥친 부동산 투기 열풍. 이 때 일본은 물론 세계가 주목한 내땅 갖기 운동이 이곳에서 대대적으로 전개된다. 이른바 일본판 '내셔널 트러스트운동'이다.
주민들은 1977년부터 이른바 '1인당 100㎡ 갖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투기바람을 몰아내고 마을을 지켜냈다. '1인당 100㎡ 갖기 운동'에는 지난 1997년까지 4만9000여명이 참가했으며 기부액만도 5억2000만엔에 달했다. 기부자들의 이름을 기록한 기념관까지 세워졌다. 이 기부금으로 취득한 토지는 무려 459ha(137만평)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0년에 내셔널 트러스트가 결성되어 전국운동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21세기형 '자연과 문화의 지킴이'로 주목을 받고 있다. 2002년 강화도에 서식하는 법정보호식물 매화마름 서식지 1000여평을 매입한 것이 시초이다.
곶자왈 한평사기 운동은 귀중한 자연자산인 곶자왈을 도민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나가고자 하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다. 2007년 4월에 곶자왈공유화재단이 설립된 이래 23억원이라는 기금이 조성됐고 사유지 곶자왈 13ha를 매입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곶자왈 공유화 운동에 이어 최근에는 제주의 '흑룡만리 밭담'에 '밭 한 평 사기 운동'을 도입하는 방안이 나와 주목된다. 제주 밭담은 현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주도하는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 신청서에 제주밭담의 보존·활용을 위한 과제로 '밭 한평 사기 운동'이 제시돼 있다.
밭담 보전이 우선시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먼저 토지비축제나 문화예술진흥지구, 경관보전지역 지정 등의 방안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밭 매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자체가 매입하면 민간 추진 주체가 나서서 이를 일반인들에게 주말농장 체험 등의 상품과 연계해 매입을 권고하는 운동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는 밭담을 활용한 수익모델을 지원해 서로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강시영 정치부장>
일본이 자랑하는 홋카이도 동북쪽 '시레토코'반도는 일본판 내셔널 트러스트운동의 대명사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은 2005년 7월 일본에서는 세번째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지역이다.
시레토코의 마을인 '샤리쵸'는 1970년대와 1980년대 들어 두차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그 하나가 1970년대 불어닥친 부동산 투기 열풍. 이 때 일본은 물론 세계가 주목한 내땅 갖기 운동이 이곳에서 대대적으로 전개된다. 이른바 일본판 '내셔널 트러스트운동'이다.
주민들은 1977년부터 이른바 '1인당 100㎡ 갖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투기바람을 몰아내고 마을을 지켜냈다. '1인당 100㎡ 갖기 운동'에는 지난 1997년까지 4만9000여명이 참가했으며 기부액만도 5억2000만엔에 달했다. 기부자들의 이름을 기록한 기념관까지 세워졌다. 이 기부금으로 취득한 토지는 무려 459ha(137만평)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0년에 내셔널 트러스트가 결성되어 전국운동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21세기형 '자연과 문화의 지킴이'로 주목을 받고 있다. 2002년 강화도에 서식하는 법정보호식물 매화마름 서식지 1000여평을 매입한 것이 시초이다.
곶자왈 한평사기 운동은 귀중한 자연자산인 곶자왈을 도민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나가고자 하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다. 2007년 4월에 곶자왈공유화재단이 설립된 이래 23억원이라는 기금이 조성됐고 사유지 곶자왈 13ha를 매입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곶자왈 공유화 운동에 이어 최근에는 제주의 '흑룡만리 밭담'에 '밭 한 평 사기 운동'을 도입하는 방안이 나와 주목된다. 제주 밭담은 현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주도하는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 신청서에 제주밭담의 보존·활용을 위한 과제로 '밭 한평 사기 운동'이 제시돼 있다.
밭담 보전이 우선시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먼저 토지비축제나 문화예술진흥지구, 경관보전지역 지정 등의 방안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밭 매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자체가 매입하면 민간 추진 주체가 나서서 이를 일반인들에게 주말농장 체험 등의 상품과 연계해 매입을 권고하는 운동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는 밭담을 활용한 수익모델을 지원해 서로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강시영 정치부장>